중국 당국이 8개월여 만에 온라인 게임 신규 판호(版號·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 발급을 재개했지만 게임 규제는 계속될 것이며 특히 외국 게임의 중국 시장 진출 전망은 암울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방송 규제 당국인 광전총국은 지난 15일 허가받지 않은 온라인 게임의 생방송(라이브 스트리밍)을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광전총국은 특히 해외 게임이나 게임 대회를 허가 없이 서비스해서는 안 된다며 모든 종류의 생방송 플랫폼들은 비정상적인 콘텐츠나 해로운 팬 문화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동안 무질서한 온라인 생방송과 10대의 게임 중독과 같은 문제에 대한 우려가 널리 제기됐고 실효성 있는 대책에 대한 시급한 요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니코파트너스의 대니얼 아마드 분석가는 로이터 통신에 "그간 중국에서 무허가 게임은 공식적으로는 서비스되지 못했지만 후야, 더우위, 비리비리 등 많은 게임 플랫폼들에서 이용이 가능했다"며 "올 초만 해도 일본 게임 '엘든 링'이 허가를 받지 않았음에도 중국 라이브스트리밍 플랫폼에서 대히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국은 이제 이러한 '비공식적 접근'을 원천 봉쇄하겠다고 한 것이다.
또한 중국 최대 게임회사인 텐센트는 오는 5월 31일부터 중국을 제외한 해외 게임에 접속할 수 있게 지원해온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그간 텐센트는 '게임 부스터' 혹은 '온라인 게임 가속기'라 불리는 일종의 가상사설망(VPN)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인터넷 속도가 느린 중국에서 게이머들은 해당 서비스를 통해 인터넷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중국에 들어오지 않은 해외 게임에도 공공연하게 접속해왔다.
그러나 텐센트는 앞으로 해당 서비스를 통해서는 중국 게임에만 접속할 수 있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텐센트의 조치는 중국 당국이 가상사설망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가운데 나왔으며,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해온 다른 게임회사들도 동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앞서 지난해 11월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A)은 '네트워크 데이터 안보 관리 규정' 초안을 통해 "어떤 개인이나 단체도 국경을 넘는 데이터 안보 관문을 우회하거나 관통하기 위한 인터넷 접속·서버 구축·기술 지원·홍보·앱 다운로드·결제를 포함한 프로그램·장비·경로 혹은 서비스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당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는 지금까지 중국 당국이 불법 인터넷 우회 접속 프로그램인 VPN 단속을 위해 선보인 규정 중 가장 강력하다"고 평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1일 국가신문출판서는 8개월여 만에 새로 판호를 발급한 45개 게임 타이틀 명단을 발표했다.
그러나 모두 중국 중소 게임업체들의 타이틀이며, 텐센트 등 대형 게임업체는 물론 외국 게임 타이틀은 없었다.
이미디어 리서치의 장이 분석가는 17일 SCMP에 "허가 과정과 콘텐츠 검토 모두 더 엄격해질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외국 게임사들이 중국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가신문출판서는 2019년 외국 게임 180편에 대해 판호를 발급했지만 2020년에는 97편, 2021년에는 76편만 발급했다.
SCMP는 "올해는 과연 외국 게임에 대한 판호를 발급할지조차 불투명하다"며 "그간 텐센트와 손잡고 중국 시장 진출을 노려온 한국의 넥슨 등 외국 게임회사들도 현재로서는 허가를 받을 수 있을지 누구도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 당국의 외국 게임 콘텐츠에 대한 규제 강화는 자국민이 외국의 영향을 받는 것을 막으려는 캠페인의 일환이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청소년의 게임 중독에 대해 우려를 표한 후 게임 단속이 더욱 시급해졌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