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超고령사회 vs 重고령사회
2018년 일본에서 인구의 고령화를 표현하는 새로운 용어가 등장했다. ‘중(重)고령사회’다. 일반적으로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를 넘으면 초(超)고령사회로 분류한다. ‘무겁다’ ‘거듭하다’는 뜻의 ‘중(重)’을 더한 중고령사회는 75세 이상인 후기고령인구가 65~74세의 전기고령인구를 넘어선 것을 말한다. 고령화가 한층 심화했음을 의미한다.

일본은 2018년 3월 중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특히 1947~1949년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로 1970~1980년대 일본의 고도성장을 이끈 단카이(團塊) 세대가 모두 75세 이상이 되는 2025년에는 후기고령자의 인구 비율이 17.2%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중고령사회는 노인 문제의 커다란 질적 변화를 예고한다. 65세를 넘어서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액티브 시니어’가 줄고 의료비와 간병 부담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력 부족을 메워주는 노인들의 역할도 줄게 된다. 사회 전체의 활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다.

한국도 인구 고령화가 가장 심한 일본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내외국인 인구전망: 2020~2040’에 따르면 내국인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2020년 3583만 명에서 2040년 2676만 명으로 25% 이상 급감할 전망이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같은 기간 807만 명에서 1698만 명으로 2.1배 증가한다.

2020년 16.1%였던 고령인구 비율은 2025년 20.0%를 넘어서 한국도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2040년에는 이 비율이 35.3%로 늘어날 것으로 통계청은 내다봤다. 특히 주목할 것은 이때 75세 이상 고령인구가 896만 명으로 전체 고령인구(1698만 명)의 절반을 넘어서 중고령사회에 접어든다는 사실이다.

숫자로 내다보는 미래가 끔찍하다. 불과 20년 사이에 생산인구 100명이 부양하는 고령인구가 22.5명에서 63.4명으로 2.8배나 급증한다. 그 후의 미래는 더 침울하다. 유소년인구 100명당 고령인구 비율은 2020년 129.6명에서 2030년 305.9명으로 늘어나 고령인구가 유소년인구의 세 배를 넘어서게 된다. 새로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가 미래 세대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구대책 수립과 연금개혁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서화동 논설위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