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미 앨라배마 공장 전경. 현대차 제공
현대차 미 앨라배마 공장 전경. 현대차 제공
현대차가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 3억달러(약 3600억원)를 투자해 전동화 생산라인을 증설한다. 현대차는 앨라배마 공장을 통해 현지에서 전기차를 처음 생산할 예정이다.

케이 아이비 앨라배마 주지사와 현대차 미국법인은 12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현대차가 앨라배마 몽고메리 공장의 전기차 라인 증설에 3억달러를 투자하고 싼타페 하이브리드와 제네시스 GV70 전기차를 생산한다고 발표했다.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오는 10월, 제네시스 GV70 전기차는 12월부터 생산을 시작해 내년부터는 고객들에게 인도될 전망이다. 지역사회에서 약 200명의 신규 고용 창출 효과도 예상된다.

아이비 앨라배마 주지사는 "수 년에 걸쳐 현대차와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발전시켰고 이로 인해 앨라배마는 깊은 경제적 영향을 받았다"며 "이번 현대차의 새로운 성장 계획은 '드라이브 일렉트릭 앨라배마' 같은 전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의성 앨라배마 생산법인장도 "현대차가 미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며 "이곳 앨라배마 공장에서 우리 직원들이 전기차를 생산하는 모습을 선보일 수 있게 돼 기쁘다"고 화답했다.
제네시스 GV70 전기차. 현대차 제공
제네시스 GV70 전기차. 현대차 제공
현대차가 미국에서 친환경차를 생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앨라배마 공장에서는 현재 쏘나타와 싼타페, 투싼,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픽업트럭 싼타크루즈 등 5개 차종을 생산 중이다. 미국 조지아 공장의 경우 인기 차종인 텔루라이드를 비롯해 쏘렌토와 K5 등을 만들고 있다.

현대차는 그동안 미국 현지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해 테네시 등에 신규공장을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기존 앨라배마 공장에 전동화 라인을 증설하는 방안을 택했다.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등 현대차그룹이 올해 미 현지에 최신 전기차 7종을 내놓는다는 전략을 세운 만큼 속도가 중요해서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현대차 제공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그동안 미 현지에서 전동화 차량을 직접 생산하기 위한 사전 검토를 꾸준히 진행해왔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정책에 따라 미국산 제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부품 비율이 현재 55%에서 2029년까지 75%로 강화되기 때문. 현대차 입장에선 현지 전기차 생산 체계를 구축해야 세제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다.

현대차가 연내 미국에서 친환경차를 본격 생산하면 브랜드 확장 효과도 가져올 수 있을 전망. 현대차그룹은 지난 1분기(1~3월) 미국에서 전기차 1만5724대, 하이브리드차 2만8449대 등 모두 4만4339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213.6% 늘어난 규모다. 현대차는 오는 2030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최대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