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이 최근 어문계열 학과를 잇따라 통폐합하는 가운데 한국외국어대가 12개 학과를 구조조정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해당 학과 재학생과 교수, 동문이 극렬히 반대하고 있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10일 교육계에 따르면 박정운 한국외대 총장은 지난달 학과장들을 대상으로 ‘12개 유사·중복학과 구조조정’ 설명회를 열었다. 이후 지난 4일 경기 용인 글로벌캠퍼스에서 중복학과 학생들과 총장의 대화 자리를 마련했다. 박 총장은 “내년부터 2년에 걸쳐 서울캠퍼스와 글로벌캠퍼스 간 유사·중복학과를 통폐합하기로 결정했다”며 “재정적인 문제 때문에 촉박하게 진행되는 점을 학생들이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외대가 계획대로 통폐합하면 글로벌캠퍼스의 정원은 현재 7500명에서 6700명으로 줄어든다. 학교 측은 이로 인해 발생한 여유 공간을 지역 협력에 사용할 계획이다. 한국외대 총학생회는 즉각 반발했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서울캠퍼스 졸업증명서를 통폐합 보상으로 제공하는 것은 이원화 캠퍼스라는 본질에도 어긋나는 일”이라며 “박 총장은 양 캠퍼스 간 갈등을 조장하는 구조조정안을 전면 재논의하고 그 과정에서 학생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외대는 지난해 독일어·프랑스어·중국어교육과를 ‘외국어교육학부’로 통합하고 올해 첫 신입생을 뽑았다. 해당 학과 재학생과 교수, 동문이 크게 반발했지만 학교 측은 통폐합을 그대로 진행했다. 교육부 역량진단에서 C등급을 받아 교원 양성 정원을 30% 줄이다 보니 학과를 통폐합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부산대도 지난 1일 사범대인 독어교육과, 불어교육과를 인문대 독어독문학과와 불어불문학과로 각각 통합한다고 밝혔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