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레스와 3차전 가능성 커져…ESPN "9월 18일 성사 전망"
한국계 '핵주먹' 골로프킨, 日 무라타 꺾고 통합 챔피언 등극
한국계 '핵주먹' 게나디 골로프킨(40·카자흐스탄)이 일본의 복싱 영웅 무라타 료타(36)를 누르고 세계 프로복싱 미들급 통합 챔피언에 등극했다.

골로프킨은 9일 밤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복싱협회(WBA)·국제복싱연맹(IBF) 미들급 통합 타이틀전에서 무라타에게 9라운드 TKO승을 거뒀다.

IBF, 국제복싱기구(IBO) 미들급 통합 챔피언인 골로프킨은 WBA 챔피언 무라타를 누르고 WBA 챔피언 벨트를 탈환하며 세계 3대 기구 챔피언에 올랐다.

일본 프로복싱 역사상 최대 이벤트라고 불릴 정도로 이번 경기는 일본에서 큰 관심 속에 열렸다.

무라타는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답게 기본기가 탄탄한 선수로 유명하다.

아시아권에서는 적수가 없는 복서이고, 홈그라운드의 이점까지 등에 업었지만 미들급 사상 최고의 복서로 꼽히는 골로프킨의 핵주먹을 당해내지는 못했다.

골로프킨은 경기 초반 무라타의 복부 공격에 고전했다.

하지만 중반 이후 왼손 훅과 잽으로 점차 경기 흐름을 가져왔다.

6라운드에선 골로프킨의 묵직한 오른손 훅이 적중하며 무라타의 마우스피스가 날아가는 등 완전히 주도권을 잡았다.

7라운드부터는 골로프킨의 일방적인 우세가 이어졌고, 마침내 9라운드에서 그로기에 빠진 무라타를 다운시켰다.

무라타의 세컨드가 기권을 의미하는 타월을 던지면서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다.

한국계 '핵주먹' 골로프킨, 日 무라타 꺾고 통합 챔피언 등극
카자흐스탄 출신의 골로프킨은 외할아버지가 일제 강점기 한국에서 이주한 고려인으로, 한국계 복서로도 잘 알려졌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그는 프로로 전향해 2010년 WBA 미들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이후 골로프킨은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복싱 전설 버나드 홉킨스(미국)가 세운 미들급 역대 최다인 20차 방어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2008년 11월부터 2016년 9월까지는 23경기 연속 KO로 상대를 쓰러뜨리며 압도적인 펀치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골로프킨은 2018년 9월 사울 카넬로 알바레스에게 40전 만에 첫 패배를 당했다.

홉킨스를 넘어 미들급 역대 최다인 21차 방어를 달성하려던 계획도 무산됐다.

이후 골로프킨은 2019년 10월 세르기 데레비안첸코(우크라이나)를 꺾고 IBF, IBO 미들급 통합 챔피언에 등극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동안 링에 서지 못한 골로프킨은 무라타를 꺾고 건재를 과시했다.

골로프킨은 프로 데뷔 이후 통산 전적 44전 42승(37KO) 1무 1패를 기록했다.

골로프킨은 이날 승리로 4체급을 석권한 알바레스와의 3차전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둘의 3차전은 9월 18일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고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이 전했다.

한국계 '핵주먹' 골로프킨, 日 무라타 꺾고 통합 챔피언 등극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