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0년10월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 EUV 장비를 살펴보는 모습. 왼쪽부터 마틴 반 덴 브링크(Martin van den Brink) ASML CTO, 이재용 부회장, 김기남 부회장, 피터 버닝크 ASML CEO. 2020.10.14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0년10월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 EUV 장비를 살펴보는 모습. 왼쪽부터 마틴 반 덴 브링크(Martin van den Brink) ASML CTO, 이재용 부회장, 김기남 부회장, 피터 버닝크 ASML CEO. 2020.10.14 [사진=삼성전자 제공]
최첨단 반도체 공정의 필수 장비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에게 공급해 '슈퍼을'로 통하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회사 ASML의 피터 베닝크 최고경영자(CEO)가 경기 화성시를 찾았다.

베닝크 CEO는 4일 서철모 화성시장을 찾아 면담을 가졌다. ASML이 추진 중인 'ASML 화성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관련해 적극 유치한 화성시에 감사를 표하고 본격 사업 추진과 협력방안을 논의하고자 마련된 자리로 알려졌다.

베닝크 CEO는 "화성시의 든든한 지원 덕분에 ASML 화성 반도체 클러스터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번 캠퍼스 조성과 더불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화성시와 적극 협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철모 화성시장도 "ASML 반도체 클러스터는 동탄역에 조성 중인 'KAIST 화성 사이언스 허브'와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며 "인구 100만 대도시를 앞둔 화성시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ASML의 피터 베닝크 최고경영자(CEO)가 4일 화성시를 방문해 서철모(우측) 시장과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화성시]
ASML의 피터 베닝크 최고경영자(CEO)가 4일 화성시를 방문해 서철모(우측) 시장과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화성시]
ASML은 2025년까지 2400억원을 투자해 화성 동탄2신도시 1만6000㎡ 부지에 EUV 및 심자외선(DUV) 노광 장비 엔지니어를 위한 트레이닝센터와 제조 센터 등이 들어서는 첨단 클러스터를 조성키로 하고 지난해 11월 산업통상자원부·경기도·화성시 등과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ASML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대만 TSMC, 미국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에 EUV 노광장비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는 반도체 핵심 장비 회사다. EUV 노광 기술은 극자외선 광원을 사용해 웨이퍼에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미세 기술로, 인공지능(AI)·5세대(5G) 이동통신·자율주행 등에 필요한 최첨단 고성능·저전력·초소형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이다.

특히 최근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투자 경쟁이 가속화하면서 ASML의 EUV 노광장비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며 반도체 업계엔 비상이 걸린 상황. 때문에 ASML이 경기 화성에 EUV 캠퍼스를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 중인 게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최근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와 통화하면서 양국간 반도체 협력을 더욱 확대하기로 해 ASML과 삼성전자 등의 협력 확대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20년 10월 네덜란드 ASML 본사를 찾아가 버닝크 CEO에게 EUV 장비 공급을 직접 요청하기도 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EUV에 최적화된 첨단 반도체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초기부터 ASML과 협력했다"며 공들이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