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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해안산불 한달] ⑥ 도화선의 70% '인재'…"외양간 제대로 고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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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씨 '툭' 던져지면 '재앙'…인위적 요인만 차단해도 10건 중 7건 예방
    양간지풍·백두대간·소나무림 화약고…맞춤형 산불방지 인프라 구축

    역대 최장, 역대 최대 피해를 낸 동해안 산불은 어처구니없게도 토치 방화와 담뱃불 실화 등 인재(人災) 가능성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동해안산불 한달] ⑥ 도화선의 70% '인재'…"외양간 제대로 고쳐야"
    축구장 2만8천744개 넓이 산림을 초토화할 정도로 피해가 막대했던 가장 큰 이유로 기후 조건이 첫 손에 꼽힌다.

    온난화 현상과 낮은 강수량, 건조 일수 증가로 산불 발생이 연중화·대형화 추세를 보인다.

    그런데도 이번 동해안 산불의 첫 '도화선'이 인재였다는 것은 뼈아프다.

    재난성 산불을 겪을 때마다 '더 이상의 산불은 없다'며 예방 대책 마련에 야단법석이 벌어진다.

    하지만 1996년 고성 산불부터 2000년 동해안 대산불, 2005년 양양 산불(낙산사 소실), 2013년 포항·울주 산불, 2017년 강릉·삼척 산불, 2019년 4월 속초·고성 산불에 이어 이번까지 26년간 산불 재앙은 끊임없이 반복됐다.

    [동해안산불 한달] ⑥ 도화선의 70% '인재'…"외양간 제대로 고쳐야"
    ◇ 발화원인 70%가 인재…봄철 동해안 '화약고' 불씨 확산에 '재앙'
    양간지풍과 가뭄 등 자연적인 요인에 앞서 인위적인 요인이 산불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인재(人災)'라는 것은 통계 수치에서도 그대로 확인된다.

    3일 산림청에 따르면 최근 10년(2011∼2020년)간 전국에서는 4천737건의 산불이 나 1만1천195㏊의 산림을 태웠다.

    발생 원인은 입산자 실화 33.6%, 소각 산불 28.8%, 주택 화재 등 건축물 화재 전이 5.2%, 담뱃불 실화 5%, 성묘객 실화 3.2%다.

    인위적 요인이 75.8%에 달한다.

    연평균 474건에 1천119㏊의 산림을 잿더미로 만드는 화마의 10건 중 7건 이상이 인재인 셈이다.

    인위적 요인만 차단해도 이로 인해 도화선이 되는 산불의 70%는 막을 수 있다는 결론이다.

    이를 막지 못해 작은 불씨가 봄철 동해안 산림에 옮겨붙으면 도화선에 불이 붙어 뇌관이 폭발하듯 걷잡을 수 없는 대형산불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봄철 동해안 산림은 산불환경인자 3요소로 인해 화약고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동해안산불 한달] ⑥ 도화선의 70% '인재'…"외양간 제대로 고쳐야"
    ◇ 봄철 동해안을 화약고로 만드는 3요소…양간지풍·백두대간·소나무림
    사람에 의한 인위적 요인 이외에 봄철 동해안은 '지형·기상·연료(수종)'라는 산불환경인자 3요소로 말미암아 '났다 하면 대형화'를 피할 수 없다.

    우리나라 산림은 전 국토의 65%를 차지한다.

    이 중 97%가 잠재적인 산불 피해를 볼 수 있는 임목지다.

    또 43%가량은 산불이 대형화될 수 있는 침엽수림이다.

    침엽수림은 연소성이 높은 정유 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활엽수림보다 산불에 매우 취약하다.

    산불은 낮은 지역에서 높은 지역으로 확산한다.

    경사가 있는 산지에서는 평지보다 확산 속도가 3배 정도 빠르다.

    대부분의 임목지가 산악형 지형에 있다 보니 산 아래서 불이 나면 급한 경사를 타고 빠른 속도로 확산하는 형태다.

    결국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서고동저(西高東低)의 지형적 특성에 따른 건조한 날씨, 양강지풍(襄江之風) 또는 양간지풍(襄杆之風)으로 대표되는 서풍 계열의 강풍, 볼 쏘시개 역할을 하는 소나무 단순림은 봄철 동해안 대형산불의 가장 큰 요인이다.

    지금까지 양간지풍으로 관측된 최대 풍속은 1980년 4월 19일과 1974년 4월 22일 초속 46m에 달했다.

    [동해안산불 한달] ⑥ 도화선의 70% '인재'…"외양간 제대로 고쳐야"
    ◇ "산불 재난 때마다 소 잃었지만, 이제라도 외양간 제대로 고쳐야"
    산과 도심이 인접한 동해안 지역은 국가안보 차원의 산불재난 재발 방지 대책이 절실하다.

    양간강풍이 더 강해지는 야간에는 산불 확산이 불가피한 만큼 동해안 지역 특성에 맞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우선 마을 곳곳에 초기 진화 장비인 호스릴 소화전 설치·확대와 산불 초기 대응을 위한 주요 거점별 산불대응센터의 확충이 필요하다.

    실제로 지난달 5일 강릉 옥계에서 시작된 화마가 거센 강풍을 타고 동해로 확산하면서 동해시 부곡동 일명 승지골 일원을 위협할 당시 주민들은 마을에 설치된 6개의 비상 소화장치로 진화 작업을 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자연 산불 방화선 및 산불 진화 차량 진·출입 역할을 하는 산불 방지 임도 확충도 시급하다.

    [동해안산불 한달] ⑥ 도화선의 70% '인재'…"외양간 제대로 고쳐야"
    야간 산불·인력 진화가 어려운 지역에 '드론 산불진화대'를 투입해 공중진화 임무를 수행하는 미래지향적 산불 대응 대책도 적극적으로 도입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소나무림을 활엽수로 수종을 갱신하는 방안은 오래전부터 제기됐으나 여의치 않았다.

    하지만 산불에 강한 내화수림 조성은 대형 산불 방지를 위한 필수 선택지가 됐다.

    산불 초기대응을 위한 주요 거점별 산불대응센터 확충, 산림과 주택 사이에 안전거리(50m) 확보 후 산불에 강한 관목류 식재 등의 맞춤형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동해안 지역은 마을 취락 구조가 산림에 둘러싸인 형태이다 보니 산불에 취약하다"며 "산불로부터 주택을 지키고 대형 산불로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마을 단위 비상소화전이 설치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해안 귀농·귀촌 인구가 늘면서 산림 주변의 전원주택도 폭발적으로 늘어날 텐데, 이런 취락 구조에서는 산불이 났다 하면 주택피해가 불가피하다"며 "주택과 마을을 지키고 산불을 차단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비상소화전"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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