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그테크’ 바람을 타고 대동, TYM 등 농기계 업체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 중소형 트랙터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데다 최근 지정학적 위기로 식량 안보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농업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스마트 농기계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TYM은 8.00% 오른 2025원에 마감했다. TYM은 이달 들어서만 약 28% 급등했다. 대동은 오전 한때 4% 가까이 오르다가 외국인의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전날과 같은 1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동도 지난 한 달간 약 23% 올랐다.

지난해 한국의 농기계 수출액은 14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44% 늘었다. 특히 트랙터 수출액(10억9000만달러)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북미 지역에 대한 수출액이 크게 늘었다. 도심 외곽에서 취미로 농장을 가꾸는 ‘하비 파머(hobby farmer)’가 증가하면서 국내 농기계 업체들이 주력으로 삼고 있는 중소형 트랙터 수요가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정민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업체들은 중소형 트랙터 생산량을 늘리지 않고 있어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은 상황”이라며 “수출 제품 가격도 인상 중”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농기계 업체 주가를 끌어올렸다. 밀보리 등 식량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농업 생산성을 높여 식량 안보권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농업 인구는 감소하고, 인건비는 오르는 상황이 자동화 농기계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국내 농기계 시장 2위 업체인 TYM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4위 업체인 국제종합기계를 인수했다. 국내 시장점유율이 높았던 TYM과 미국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국제종합기계가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평가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번 합병으로 TYM의 올해 매출이 1조1634억원, 영업이익은 754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1위인 대동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513억원)를 넘어서게 된다는 의미다. 특히 주가수익비율(PER)이 4.1배 수준으로 글로벌 경쟁사 평균 PER(12.5배) 대비 현저히 저평가돼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