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차기 대표 "임원 스톡옵션 매각, 판단 착오 있었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신임 대표 내정자는 작년 말 자신을 포함한 카카오페이 임원 8명이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고 회사 지분을 대량으로 매각한 일과 관련해 "판단의 착오가 있었다"고 28일 밝혔다.

신 내정자는 이날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투썬월드빌딩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선임안이 통과된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 전략총괄부사장(CSO)이던 신 내정자는 작년 12월에 류영준 당시 카카오페이 대표, 이진 사업총괄부사장(CBO), 장기주 경영기획부사장(CFO) 등과 함께 스톡옵션을 행사해, 임원 8명이 회사 지분 약 900억원어치를 한꺼번에 매도하고 차익으로 878억원을 챙기는 사건을 일으켜 대내외 신뢰 추락을 맞았다.

신 내정자는 "당시 임원들은 각자 필요에 따라 전체 부여받은 스톡옵션 전체에 비교하면 굉장히 적은 일부 물량에 스톡옵션을 행사했다"며 "그럼에도 이 주식이 다른 직원 보유주식보다는 많은 편이니 한 번에 시장에 나갔을 때 시장에 줄 영향이 크다고 생각했다"고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그는 "장외 블록딜 매매를 했을 때 주주 가치를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해서 임원들 뜻이 맞았다"며 "이것이 '주요 임원 8명이 한꺼번에 대량 매도를 했다'라는 부정적인 인식으로 받아들여지게 된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한 판단의 착오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취지 자체가 나쁘지는 않았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다"며 "동기를 떠나 매우 많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분 매각 공시 전날인 작년 12월 9일 카카오페이 주가는 20만8천500원이었으나, 3개월여가 지난 이달 25일 주가는 14만1천500원으로 32.1% 떨어졌다.

신 차기 대표는 회사 주가가 20만원이 될 때까지 최저임금만을 급여로 받겠다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페이 차기 대표 "임원 스톡옵션 매각, 판단 착오 있었다"
그는 "금융자산이 많은 분이 아니라 금융이라는 산업의 혜택을 누려야 하는 일반분들이 편하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게 저희의 사명이고 경쟁력"이라며 "곧 증권 모바일거래시스템(MTS)에서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고 서비스 재정비 중인 보험도 올해 주력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회사 구성원 달래기에 나선 카카오페이는 최근 올해 연봉협상 대상인 임직원 전원의 연봉을 일괄 1천만원씩 올려주기로 노동조합과 합의했다.

이와 비교하면 일반 주주를 위한 환원 정책은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에 신 내정자는 "제가 해야 할 핵심 임무는 카카오페이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게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시점이 되면 (지분을 매각한 임원들이) 지분 재매입을 할 텐데, 그 이후로 발생하는 수익은 또 직원과 사회에 환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8년 2월 카카오페이 전략총괄부사장(CSO)으로 합류한 신 대표는 카카오페이 중·단기 사업 성장 전략 구축을 담당해왔으며 작년 11월 말 회사의 차기 대표로 내정됐다.

지분을 매각한 임원 8명은 모두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에 사퇴 의사를 표했다.

하지만 CAC는 이들 중 류 대표, 장 CFO, 이 CBO의 사의만 수용하고 신 내정자를 포함한 나머지 5명은 회사에 남아 재신임을 받도록 권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