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암사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급매 안내문이 붙었다. 사진=한경DB
서울 강동구 암사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급매 안내문이 붙었다. 사진=한경DB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가격과 전월세가격 상승 폭이 모두 축소됐다.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서울에서는 강남 11개 구가 1년 9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5일 한국부동산원의 '2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0.03%로 한달 전(0.10%) 대비 상승 폭이 둔화했다. 수도권은 한달 전 0.06%에서 0.03%로 상승 폭이 축소됐고, 서울은 0.04%에서 -0.04%로 하락 전환했다. 지방은 0.14%에서 0.08%로 줄었다.

서울 강북권에선 성북(-0.14%), 은평(-0.14%), 서대문구(-0.09%) 등이 줄줄이 하락했다. 강북 14개 구 전체는 지난 1월에는 0.00%였지만, 2월에는 0.06%로 하락했다. 강남권의 경우 서초구(0.02%)가 상승했지만, 송파구(-0.09%), 강남구(-0.03%) 등이 하락하며 강남 11개 구 전체가 0.08%에서 0.02% 하락으로 한달 만에 역성장을 나타냈다. 강남 11개구 전체 매매가격이 하락한 것은 1년 9개월 만이다.

서울 주택종합 매매가격이 하락하면서 억 단위 하락 거래도 이어졌다. 송파구 잠실동 '레이크팰리스' 전용 84㎡는 지난달 두 건이 23억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24억8000만원에 비해 1억8000만원 떨어진 가격이다. 같은 지역의 '잠실엘스' 전용 84㎡ 역시 지난해 10월의 27억원에 비해 1억7000만원 낮은 25억3000만원에 손바뀜됐다.

강북 지역에서도 하락 거래가 속출했다.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3단지푸르지오' 전용 84㎡가 8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10월 9억9000만원에 비해 1억2000만원 하락했고, 같은 지역의 '길음동부센트레빌' 전용 84㎡도 지난해 9월의 10억9000만원에서 1억9000만원 떨어진 9억원에 팔렸다. 은평구 응암동 '백련산힐스테이트3차' 전용 84㎡ 또한 8억9900만원에 손바뀜되며 직전 거래 대비 1억100만원 낮아졌다.
사진=한국부동산원
사진=한국부동산원
서울이 하락하며 지난달 수도권 매매가격도 0.03% 하락했다. 전월 0.06%에서 돌아섰다. 경기는 매물이 누적되고 급매물 위주로 거래돼 0.04% 떨어졌다. 인천은 0.12%에서 0.06%로 상승 폭이 축소됐다.

한국부동산원은 "대체로 매수세가 끊기고 매물이 적체되고 있다"며 "신규 입주 물량이 있는 지역과 인기단지·중소형 위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지방은 광주(0.23%)와 부산(0.05%)이 교통환경과 정주 여건 개선 기대감에 상승했고 대전은 0.08% 하락, 매물이 적체되며 거래량이 감소했다. 대구도 입주 물량 영향에 0.28% 떨어졌다.

전국 주택 전셋값은 0.00%로 전월 0.07% 상승에서 보합 전환됐다. 수도권(0.01%→-0.07%)과 서울(0.04%→-0.06%)이 상승에서 하락 전환했고 인천도 연구·서구 등에서 매물이 적체되며 0.15% 하락으로 돌아섰다. 경기는 0.04% 하락을 기록하며 전월의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방(0.12%→0.06%)은 상승 폭이 축소됐다.

한편 지난달 전국 주택 중위매매가격은 2억9592만원, 중위전세가격은 1억9740만원을 기록했다. 서울의 중위매매가격이 7억3092만원으로 가장 비쌌고 세종이 6억3934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서울의 중위전세가격은 4억2106만원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