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 안내 방송도 없고 직원도 몰라…옥상 냉각탑 1개만 소실
드림타워 측 "진화가 최우선이라 생각, 진화 후 안내 방송"

14일 오후 제주지역 최고층 건물인 드림타워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1천600객실이 있는 호텔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음에도 화재경보가 울리지 않았고, 이용객과 직원들에게 대피를 안내하는 방송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 최고층 드림타워 화재 "경보 안 울렸다"…투숙객 '분통'(종합2보)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57분께 제주시 노형동의 드림타워 옥상에서 검은 연기가 난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은 38층 옥상 냉각탑에서 원인 미상의 불이 난 것을 확인했다.

불은 신고 접수 25분 만인 오후 3시 22분께 약 9m 높이 냉각탑 1개를 태우고 완전히 진화됐다.

다행히 검은 연기와 불길이 객실까지 확산하지 않아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3시 5분께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곧바로 소방과 경찰 인력 44명, 14대의 장비가 출동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제주 최고층 드림타워 화재 "경보 안 울렸다"…투숙객 '분통'(종합2보)
현장에서는 투숙객과 주민 등 100여 명이 하늘을 시꺼멓게 덮은 검은 연기를 바라보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일부 드림타워 직원과 투숙객은 드림타워 측 대처에 분통을 터뜨렸다.

드림타워 근로자 A씨는 연합뉴스에 "화재 경보조차 울리지 않아 직원들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며 "그러다 타는 냄새가 나고, 포털에 관련 기사가 올라오면서 알게 됐다"고 말했다.

투숙객 서모(33) 씨는 "호텔 체크인 시간에 맞춰 오후 3시 20분께 도착하면서 소방차를 봤지만, 안내 데스크에서는 그때까지도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며 "객실에 들어가니 청소가 안 돼 있어 항의했고, 그때서야 '불이 나 대피하느라 마무리를 하지 못했다'고 하는데 어이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서씨는 "생일이라 모처럼 만에 큰맘 먹고 예약했는데 객실에 수영장, 심지어 엘리베이터까지 안전상의 이유로 이용이 불가해 결국 호텔 밖에서 정처 없이 떠돌고 있다"며 "적어도 체크인할 때는 이러한 상황을 설명해줬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드림타워 관계자는 "대피 안내는 따로 하지 않았고, 프런트 쪽으로 문의가 오면 안내해 드렸다"며 "옥외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한 상황에 화재 진화가 최우선인 만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추후 '불이 완전히 진압됐고, 투숙 등에 문제가 없다'는 내용으로 안내 방송을 내보냈다"고 덧붙였다.

dragon.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