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EU 유입 피란민 200만명…수백만명 추가 탈출 예상
러시아의 공격을 피해 나온 우크라이나 피란민 200만 명가량이 유럽연합(EU) 역내로 들어왔으며 향후 수백만 명이 더 탈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EU 관리가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9일 전했다.

윌바 요한손 내무 담당 EU 집행위원은 전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에서 이번 전쟁은 빨리 끝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수백만 명이 더 피란할 것이고 우리는 그들을 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유엔난민기구(UNHCR)는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전쟁을 피해 우크라이나를 떠난 난민 수가 8일 현재 201만여 명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요한손 집행위원은 100만명 이상이 폴란드에 도착했고 루마니아에 50만명 가까이가, 헝가리와 슬로바키아에 각 10만명 이상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 네 국가 모두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적자 외에 13만명의 피란민은 우크라이나에 살고 있던 아프가니스탄인, 벨라루스인과 인도, 나이지리아, 터키 학생들이었다.

요한손 집행위원은 "전쟁을 피해 오는 모든 이는 국경을 넘도록 허용되며 EU에서 환영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망명을 신청한 우크라이나인은 8천 명뿐으로 대부분은 EU 내에 이미 살고 있던 친구나 가족에게 갔다고 덧붙였다.

요한손 집행위원은 또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은 미성년 피란민이 인신매매의 피해자가 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고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U 회원국들은 최근 우크라이나 피란민에게 거주 허가와 노동시장 접근권을 주고 주거, 교육, 사회복지, 의료 등의 지원을 제공하는 일시 보호 명령 제도를 채택했다.

EU는 또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해 EU 예산에서 5억 유로(약 6천731억원)를 배정했다.

그러나 EU 역내에 들어온 피란민들을 각 회원국에 언제, 어떻게 분산 수용하도록 할지는 지켜볼 일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100만명 넘게 밀려들었던 2015년 유럽 난민 위기 이래 EU 회원국들은 난민을 어떻게 분산 수용할지를 두고 불화를 빚은 바 있다.

당시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 대서양 연안 국가들은 난민 유입에 대처하느라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주로 이슬람교도인 이들을 받아들이는 데 동의한 국가는 독일, 스웨덴, 네덜란드 등 경제력이 더 있는 북부 지역 국가들뿐이었다.

반면 폴란드, 헝가리 등 동부 유럽 회원국은 국가 안보와 기독교 전통에 위협이 될 것이라면서 수용을 거부했다.

그러나 동유럽 국가들은 이번에는 대부분 기독교 정교회 신도인 우크라이나인들을 받아들이고 있다.

폴란드는 러시아의 침공 전부터 상당 규모의 잘 통합된 우크라이나인 공동체가 있는 국가 가운데 하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