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하루 앞둔 8일 주식시장에서는 대선 관련주로 꼽히던 종목들이 대거 급락했다. 정책 수혜 기대주는 상대적으로 주가가 양호한 반면 근거가 희박한 인맥 테마주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과거에도 대선 테마주는 대선일이 다가오면 거래량이 급감하고,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테마주라도 펀더멘털이 어느 정도 받쳐줘야 한다는 게 또다시 증명됐다.

8일 주식시장에서 이재명·윤석열 관련주로 꼽히는 종목은 줄줄이 급락했다. 덕성(-16.28%) 삼부토건(-12.83%) 서연(-10.00%) 지엔코(-4.65%) 등 윤석열 관련주 대부분이 떨어졌다. 이재명 관련주인 동신건설(-14.91%) 이스타코(-9.03%) 코이즈(-6.92%) 등도 큰 폭으로 빠졌다. 대선 인맥 테마주의 전형적인 말로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대선 전날 급락한 이들 종목은 이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었다. 대부분 종목이 고점 대비 적게는 50%씩 빠졌다. 이스타코(-81%) 동신건설(-71%) 덕성(-67%) 서연(-63%) 등이다. 주가가 고점을 찍고 별다른 반등 없이 꾸준히 하락하면서 급등 당시 매수했던 개인들은 탈출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문제는 대선 결과가 나오더라도 큰 폭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당선 자체가 재료 소멸이 되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대선 한두 달 전 여론조사 흐름이 바뀔 때 단타 세력은 이미 먹고 빠진다”며 “마지막까지 잡고 있던 일부 개인투자자가 폭탄돌리기의 최종 희생양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선 테마주로 분류되지만 정책 수혜 기대 업종에 투자한 이들의 수익률은 그나마 나았다. 건설, 기계 관련주와 원자력 관련주가 대표적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까지 1개월간 KRX 기계장비지수는 8.66% 오르며 주요 거래소 지수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 지수는 두산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원전 및 조선 관련주로 구성돼 있다. KRX 건설 5.51%, KRX 철강 4.34% 등 건설 경기와 관련된 지수도 크게 올랐다. 두산중공업은 대선 정책 수혜 기대에 더해 정부의 원전정책 전환 움직임까지 더해지면서 지난달 15일 저점 대비 35% 급반등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