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4%대가 임박하면서 9년여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물가가 급등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유력한 만큼, 앞으로 대출금리는 더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주담대 금리는 3.85%로 작년 12월보다 0.2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3년 4월(3.8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중금리 대출 확대 영향에 일반 신용대출 금리도 5.28%로 0.16%포인트 상승했으며, 이는 2014년 9월(5.29%) 이후 최고치다.

이처럼 금리가 오르면서 고정금리 비중은 대폭 확대됐다.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 비중은 신규취급액 기준 23.7%로, 전달(17.9%)보다 5.8%포인트 확대됐다. 추가로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하면서 고정금리를 선택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2월 기준 주담대 금리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송재창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 팀장은 "1월중 실행된 가계대출은 시차가 있어, 11월과 12월의 평균 코픽스 금리가 영향을 미쳤다"며 "한국은행이 1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영향은 2월이나 3월에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은행권의 가계대출이 감소하면서 주담대 금리를 소폭 낮추거나 특판에 나서는 경우도 나오지만, 전반적인 시장금리는 상승세를 띄고 있다는 분석이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는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대출-예금 금리도 상승세를 지속할 전망"이라며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은행들의 예대금리차 및 순이자마진 (NIM)이 확대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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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시장금리가 높아질 요인도 쌓여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하면서 본격적인 긴축 사이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Fed는 오는 15~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최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에 출석해 "이번달 FOMC 회의에서 0.25% 금리 인상을 제안하고 지지한다"며 "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지거나 그 수준보다 지속해서 더 높을 경우, 우리는 한 번 회의나 혹은 여러번 회의에서 0.25% 이상 금리를 올려 더 공격적으로 움직일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KB증권은 Fed가 올해 3월부터 4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단기간 인플레이션에 초점을 맞추겠지만, 점차 경기로 시선이 옮겨질 것"이라며 "양적긴축은 7월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더 빨라질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도 연내 2회 이상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점쳐진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라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등 물가 오름세가 가팔라졌다는 점도 추가 금리 인상을 지지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배럴당 130달러선을 넘어섰다.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139.13달러,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130.50달러까지 상승했다. 이는 각각 2008년 7월 이후 최고가다.

유가 뿐만 아니라 곡물, 시멘트, 수산물 등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소비자물가가 4% 상승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011년 12월(4.2%) 이후 물가 상승률이 4%를 넘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