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용의 ‘Bodyscape 76-3’
이건용의 ‘Bodyscape 76-3’
올해로 40회째를 맞은 국내 최고(最古) 아트페어인 화랑미술제가 오는 16~20일 서울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열린다. 국내 대표 화랑들이 엄선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다.

16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펼쳐지는 이번 행사에는 가나아트, 갤러리현대, 국제갤러리, 학고재, 갤러리밈 등 협회 소속 화랑 143곳이 참여한다. 박서보, 이건용, 이우환 등 거장부터 1990년대생 신진 작가까지 작가 800여 명의 회화, 조각, 설치 등 작품 4000여 점이 전시·판매된다. 참여 화랑과 작품 수 모두 역대 최대 규모다.

심문섭의 ‘제시(The Presentation)’
심문섭의 ‘제시(The Presentation)’
올해 행사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하던 예년과 달리 대치동 SETEC에서 연다. 황달성 한국화랑협회장은 “9월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와 세계적 아트페어 ‘프리즈’가 공동 개최될 예정인데 같은 기간 SETEC에서 위성 페어 키아프 플러스(KIAF PLUS)를 열 계획”이라며 “9월에 전시할 공간을 미리 정비하는 차원에서 SETEC에서 미술제 행사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조명 등 각종 장비와 전시 설비 등을 대폭 확충했다고 했다.

국내 주요 아트페어 중 가장 이른 시기에 열리는 화랑미술제는 한 해 미술시장 흥행의 척도 역할을 해왔다. 화랑미술제가 역대 최고 매출(72억원)을 올린 지난해 미술시장 규모가 역대 최고치(9157억원)를 기록한 게 단적인 예다. 황 회장은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과 비교해도 한국 미술시장의 열기는 매우 뜨겁다”며 “올해 화랑미술제는 지난해의 두 배 이상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올해 행사 중에서는 신인 작가의 등용문 역할을 하는 ‘줌인’ 프로그램이 눈길을 끈다. 450여 명의 지원자 중 심사를 거쳐 뽑힌 유망 작가 7명의 작품을 소개하는 자리다. 선발된 작가들은 자신이 원하는 비평가를 선정해 작품 비평문을 받고, 이어지는 ‘아티스트 토크’ 행사에서 작품과 관련해 대담을 나눈다. 화랑협회는 “신진 작가들에게 작품을 알릴 기회를 주고 미술 비평가들을 지원하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