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만 빠져나와", "매실밭 5천평 다 탔다" 주민들 호소…文 바닥앉아 손잡고 대화
화재 현장도 살펴봐…삼척 LNG 생산공장 방호 대책 점검
[동해안 산불] '화마' 피해주민 만난 文 "사람 목숨이 중요…복구에 최선"
"그래도 사람 목숨이 중요합니다.

몸만 성하면, 사람만 무사하면 나머지 복구는 정부가 힘을 보태 최선을 다할 겁니다.

"
문재인 대통령이 6일 대형 산불로 피해를 본 경상북도 울진 지역 이재민들을 만나 이같이 위로의 뜻을 표했다.

울진국민체육센터에 마련된 대피소를 찾은 문 대통령은 대부분 고령층인 주민들을 만나 바닥에 함께 앉은 상태에서 대화를 나눴고 중간중간 주민들의 손을 잡고서 얘기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이 직접 오면 수습도, 복구도 빨라지고 어르신들에게도 위로가 될까 싶어서 왔다"며 "20년 내에 제일 큰 규모의 화재라고 하던데 그 와중에 인명피해가 한 분도 없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 주민이 "몸만 빠져나왔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얼마나 당황스럽고 상실감이 크겠나.

삶의 터전을 하루 아침에 잃어버렸으니 상실감이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위로했다.

이어 "국민들 이틀동안 꼬박 텔레비전 앞에서 화재를 보며 안타까워했다.

힘내시기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신속한 피해 복구를 위해 울진과 삼척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현장의 당국자를 향해서는 "물질적 피해는 어쩔 수 없더라도 정신적 피해 부분을 지원해달라. 2019년 강원 산불의 경험이 있으니 그때 경험을 살려 그때보다 더 잘 대응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또 대피 주민들이 임시고 사용할 조립주택이나 공공주택 등을 원활하게 지원해 줄 것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대피소 내 난방이 제대로 되는지, 의료진은 나와 있는지 등도 점검했다.

한 고령층 주민에게는 "평소 드시는 혈압약이나 이런 것들은 집에 놓고 나온 것 아니냐"고 걱정을 표하기도 했다.

[동해안 산불] '화마' 피해주민 만난 文 "사람 목숨이 중요…복구에 최선"
피해 주민들의 호소도 이어졌다.

한 이재민은 "저는 혼자 사는데 집이 다 타고, 산도 다 타고 기가 막히다.

대책이 없다"며 "저도 죽을 뻔했고 짐승도 다 죽었다.

너무 힘이 들고 억울하다"면서 한숨을 쉬었다.

다른 주민들도 "엉겁결에 나오느라 돈도 다 두고 나왔다", "(원래 거주지에) 아직도 연기가 나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자원봉사를 하던 한 주민은 자신도 피해를 입었다는 점을 밝히며 "저는 매실밭 5천 평이 홀랑 다 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주민들을 향해 "이렇게 다 잃어버렸지만 몸이 상하지 않아 다행이다.

이제 정부가 의지가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재해구호협회 직원들을 향해서도 "이웃이 어려울 때마다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인사를 했다.

문 대통령은 대피소 방문을 마친 뒤에는 화재 현장인 울진군 신화2리를 찾아 피해 상황을 살펴봤다.

이후에는 한국가스공사 삼척 LNG생산기지 본부를 찾아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으로부터 방호 대책을 보고받았다.

지난 4일 오전 11시 17분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 야산에서 발생한 이번 산불은 사흘째인 이날까지 제대로 잡히지 않으면서 현재 삼척까지 번져있는 상황이다.

한때 불길이 삼척 LNG 생산기지를 위협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와 당국이 긴장하기도 했으나 현재까지는 생산기지 등으로는 불길이 닿지 않았다.

[동해안 산불] '화마' 피해주민 만난 文 "사람 목숨이 중요…복구에 최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