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3년째 동백택시·동백통·동백몰 등 공공서비스 플랫폼 확대
BNK부산은행 컨소시엄 '지역화폐 수익 전액 지역 환원' 약속
인구 대비 낮은 이용률, 기초 지자체 지역화폐 연계 등은 과제
[통통 지역경제] 택시 호출·배달·쇼핑몰…진화하는 부산 '동백전'
동백택시(택시호출서비스), 동백통(공공 배달앱), 동백몰(지역 온라인쇼핑몰), 동백드림(기부서비스).
출범 3년째를 맞은 부산 지역화폐 동백전이 공공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6일 부산시에 따르면 동백전은 2019년 12월 30일 지역자본의 역외 유출을 방지하고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매출 증대를 목적으로 출범했다.

누적 발행액이 2조8천억원을 돌파한 동백전은 단순 결제에서 벗어나 공공 플랫폼으로서 모습을 갖추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본연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동백전은 택시 호출, 배달, 쇼핑몰 등 각종 부가 서비스를 추가하고 있다.

[통통 지역경제] 택시 호출·배달·쇼핑몰…진화하는 부산 '동백전'
지난해 12월 서비스를 시작한 동백택시는 먼저 시작한 콜택시 플랫폼 사업자 카카오T에 맞서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다.

택시 기사는 호출에 따른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고, 승객도 동백전을 쓰면서 10% 캐시백 혜택을 받는다.

동백택시에 가입한 개인택시와 법인 택시는 모두 1만7천대로 부산 전체 택시(2만4천대)의 70%에 해당한다.

2월까지 동백택시 누적 호출 건수는 53만건이다.

공동 배달 플랫폼 동백통도 민간 배달앱과 달리 가맹점 가입비, 광고비, 중개 수수료를 받지 않는 3무(無)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 1월 19일 운영에 들어간 이후 동백통에 가맹점 신청을 한 곳은 3월 1일 기준으로 4천310곳으로 늘어났다.

동백통 누적 가입 회원도 3만6천450명에 달하고 동백통 앱을 내려받은 사람은 10만4천398명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정식 개장한 온라인 장터 동백몰도 소상공인 가입자가 1천40곳으로 늘어나면서 상품 구성을 확대하고 있다.

동백통은 당일 배송하는 시스템이고, 동백몰은 택배로 배달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통통 지역경제] 택시 호출·배달·쇼핑몰…진화하는 부산 '동백전'
동백전 앱에 접속해 기부 사연을 읽고 기부할 대상을 선택해 기부할 수 있는 '동백드림'도 서비스 중이다.

동백전의 부가서비스는 앞으로도 더 확대될 예정이다.

4월부터 3년간 동백전 운영을 대행할 사업자 선정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BNK부산은행 컨소시엄은 '지역화폐 수익 전액을 지역에 환원하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부산은행은 대행사에 주어지는 지역화폐 결제금액의 0.1%도 동백전 시스템 구축 등에 재투자해 플랫폼 기능을 확대하기로 했다.

부산은행은 지역화폐 운영을 계기로 암호 기술인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개인별 금융결제와 공공시설 출입까지 가능한 전자신분증을 동백전에 추가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화폐와 플랫폼으로서 기능을 동시에 해야 하는 동백전이 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

시민사회단체는 2021년 기준으로 동백전 실제 사용자가 부산시 전체 인구 334만명의 17.6%인 59만명에 불과하고 부산진구와 해운대구, 동래구 등 일부 지역에 사용이 편중되는 등 여전히 대중화되지 않고 있다고 개선을 촉구했다.

동백전을 기초 지자체의 지역화폐와 연계하는 중층구조 구축도 과제로 남아 있다.

[통통 지역경제] 택시 호출·배달·쇼핑몰…진화하는 부산 '동백전'
현재 동구와 남구 지역화폐(이바구페이, 오륙도페이)는 동백전과 연계되지 않고 별도 운영되고 있다.

2023년 지역화폐 도입을 추진하는 해운대구는 동백전과 연계해 지역화폐 이용자에게 동백전에서 캐시백 2%를 추가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시민단체는 동백전이 다양한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 플랫폼으로서 지역 사회 선순환 경제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한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측은 "동백전 개인 충전 한도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 내 소상공인을 돕고 부의 역외유출을 막아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당초 취지에 맞게 다양한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플랫폼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시는 "동백전은 화폐 기능과 플랫폼 기능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앞으로 확장성과 편의성을 최대한 확보하려고 한다"며 "60대 이상 고령자의 동백전 발급 비율을 높이고 기초지자체와 협의해 중층구조 구축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