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나라에 도둑이 많다" 윤석열 "누가 도둑이냐? 뻔뻔"

국가재정·대장동 의혹 등 놓고 장외공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4일 '나라에 도둑이 많다'는 말을 계기로 대장동 의혹·재정 정책 등을 둘러싼 장외 공방을 벌였다.

이 후보가 국가혁명당 허경영 후보의 슬로건인 '나라에 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 도둑이 많다'는 말을 인용, 재정 확대 정책을 강조하고 국가 재정을 축내는 토건 비리 적폐세력이라고 국민의힘을 공격한 것이 발단됐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현 정부의 포퓰리즘 정책으로 국가 재정이 어렵다는 점과 함께 대장동 의혹, 법인카드 사용 논란 등을 토대로 이 후보를 향해 누가 도둑이냐고 몰아세웠다.

이 후보는 이날 춘천 유세에서 "나라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도둑이 너무 많다.

누가 그랬는데 저도 동의한다"고 말했다.

'나라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도둑이 너무 많다'는 이 말은 국가혁명당 허경영 후보가 슬로건처럼 사용하는 말이다.

이 후보는 평소 복지 재정 확대 등을 강조하며 이 말을 종종 인용해 왔다.

이 후보는 나아가 "도둑이 너무 많을 뿐 아니고 도둑이 선량한 도둑 잡는 사람한테 도둑이라고 뒤집어씌우더라"면서 "자기 사욕, 제 주머니를 채우다가 그거 막는 선량한 정치인을 뒤집어씌우고 퇴출, 좌절 시키고 국민을 위해 정치하는 게 아니고 자신을 위해 정치하는 이런 잘못된 정치가 결국 우리 삶을 이 정도밖에 못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단군 이래 최대 공익환수'라고 자평한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 국민의힘이 '이재명 게이트'라고 공격하는 것에 대해 반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야당이 추가적인 공공이익 환수 등을 어렵게 해서 민간 사업자가 천문학적 이익을 볼 수 있도록 했는데 적반하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 이 후보의 주장이다.

윤 후보는 이날 대구 달서구 유세에서 이 후보의 발언과 관련, "어이가 없죠? 이렇게 뻔뻔한 사람에게 5천만 국민의 미래를 맡겨도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 이 후보의 고향 안동에서도 "도둑놈이 많다고요.

누가 도둑입니까?"라며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같이 경쟁하는 후보로서 참 창피하고 부끄럽다.

여기가 자기 고향이라고 (말하고) 돌아다니는 게 안동의 자부심에 맞느냐"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이 나라에 돈이 어디 있습니까.

민주당 정권이다 써재껴서('써대다'의 경북 방언) 국채를 발행해야 쓸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후보의 이런 발언은 현 정부가 국가 재정을 어렵게 했는데 '나라에 돈이 많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대장동 의혹, 법인카드 의혹 등을 받는 이 후보가 '도둑' 얘기를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