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올 들어 3조원 넘게 줄면서 두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1월엔 소폭 증가했던 주택담보대출 잔액도 지난달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주담대 잔액이 감소한 건 5년 만에 처음이다. 연초 시중금리 상승에 따른 주택 시장의 ‘거래 부진’이 대출 시장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가계대출 올들어 3조 줄어…주담대는 5년 만에 감소세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총 705조9373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3조1156억원 줄었다. 1월(-1조3634억원)과 2월(-1조7522억원)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지난달 말 가계 신용대출 잔액은 전달 대비 1조1846억원 감소한 135조8575억원으로 나타났다. 5대 은행 신용대출은 작년 11월부터 꾸준히 줄고 있다.

주담대 잔액은 506조6524억원으로 전월 대비 1657억원 줄었다. 주담대 월말 잔액이 전월 대비 감소한 건 2017년 3월 이후 약 5년 만의 일이다. 은행 주담대는 신규 아파트 공급과 집값 상승에 따라 꾸준히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주담대는 신규 주택 매매를 위한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의 합계로 구성된다. 지난달 전세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1조4259억원 늘었다. 그럼에도 주담대 잔액이 감소한 건 주택을 매수하면서 일으키는 신규 주담대가 더 큰 폭으로 줄었다는 뜻이다. 은행 관계자는 “주담대가 30년 분할 상환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5대 은행에서 매월 1조4000억원가량 잔액이 줄어들 요인이 있는 것”이라며 “지난달엔 전세대출 외 주택매매를 위한 주담대는 거의 ‘제로(0)’였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달 5대 은행 정기예금은 665조9317억원으로 8452억원 줄었고, 적금은 34조7992억원으로 2500억원 불었다. 정기예금이 크게 늘고(11조8410억원), 적금은 감소(-5515억원)한 1월과 정반대 흐름이다. 요구불예금은 전달 대비 17조3254억원 늘어난 717조6545억원으로 지난해 6월(23조5942억원) 후 가장 큰 증가폭을 나타냈다. 이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재확산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시장 불안이 커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5대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은 전월 대비 9조1121억원 늘어난 310조5190억원을 기록했다. 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개인사업자와 소규모 자영업자의 자금난이 그만큼 심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빈난새/김대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