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일 김동연 새로운물결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매듭지으며 “정치교체를 이뤄가겠다”고 말했다. ‘정치개혁’과 ‘통합정부’를 내세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포위하는 ‘반윤(反尹)연대’ 전략이 일정 부분 성과를 낸 것이다. 하지만 김 후보의 지지율이 1%도 안돼 이 후보가 얻을 실익은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 후보는 2일 페이스북에 “김 후보님의 큰 결단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김 후보님의 여러 좋은 공약을 저의 공약과 잘 엮어내 더 풍성하고 깊이 있게 국민께 선보이겠다”고 했다. 또 “희망과 통합의 정치에 대한 김 후보의 강한 의지도 그대로 이어받겠다”며 “반드시 승리해 국민통합 정부를 구성하고, 국민이 염원하는 정치교체를 이뤄가겠다”고 했다. 이 후보와 김 후보는 전날 회동 후 “정치개혁에 뜻을 함께하고 통합 정부를 만드는 데 합의했다”고 했었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정치교체·공동정부' 기자회견을 하고 “오늘 대통령 후보직을 내려놓는다”며 “오늘부터 이재명 후보의 당선을 위해 다시 운동화 끈을 묶겠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와 김 후보의 직접적인 단일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주요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의 지지율이 0%대 초반에 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두 후보의 단일화에 대해 “대선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이 후보 측이 선거 구도에서 열세가 지속되니까 여러 방법을 모색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후보의 ‘반윤연대’에 동참하는 후보가 나왔다는 점에서 상징적 효과는 작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이 후보는 이날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를 영상으로 접견했다. 당초 이 후보는 이날 밤 마지막 TV토론을 앞두고 공개 일정을 잡지 않은 채 토론 준비에 매진할 계획이었지만 긴급하게 일정이 잡혔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가 접견 이후 낸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 후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은 어떤 명분으로도 합리화될 수 없다”며 “모든 우크라이나 분들께 지지와 격려를 보내고 차기 이재명 정부도 러시아군의 조속한 철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만남은 이 후보가 앞서 우크라이나 관련 실언을 수습하는 차원에서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는 지난달 25일 4차 TV토론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말하던 중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초보 정치인’에 빗대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를 자극해 결국 (두 국가가) 충돌했다”고 해 비판을 받았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