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주가가 20만원 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부진한 실적에 더해 종전보다 낮아진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배당금)이 주가를 끌어내렸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화재가 경쟁사들의 주주가치 제고 흐름을 역행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삼성화재는 22일 6.40% 내린 19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실적 발표 후 이틀간 8.56% 하락했다. 보험주의 주가 변동성이 작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례적인 급락이다.

전날 삼성화재는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부진한 실적을 내놓았다. 작년 4분기 순이익이 7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0% 감소했다.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842억원을 16.4% 밑돌았다.

더 큰 문제는 배당성향이었다. 앞서 삼성화재는 작년 보통주의 주당 배당금을 1만2000원으로 결정했다. 순이익 대비 배당금을 의미하는 배당성향은 작년 43.7%를 기록했다. 2019년과 2020년의 배당성향이 각각 55.6%, 45.7%라는 점을 고려할 때 배당성향이 하락한 셈이다.

2019년 회사 측이 제시한 배당 가이던스(목표치)에도 어긋났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컸다. 당시 삼성화재는 “2021년까지 향후 3년간 배당성향을 50%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내용의 중장기 배당정책을 발표했다.

증권가에서도 배당성향 축소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21일과 22일 이틀간 삼성화재 보고서를 발표한 11개 증권사 중 다섯 곳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이홍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화재는 낮은 자기자본이익률(ROE)에도 차별적인 배당정책이 상대적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의 주된 근거였다”며 “합리성이 결여된 배당성향 하락은 시장의 우려를 불필요하게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