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바이오기업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가 범용 모듈형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나선다. 범용 CAR-T의 첫 인체 대상 임상이다.

이노벤트는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범용 모듈형 CAR-T 치료제 후보물질 ‘IBI345’의 임상 1상을 시작한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IBI345는 동종(allogenic) 세포치료제다. 상용화된 CAR-T 치료제인 ‘킴리아’(노바티스)나 ‘예스카타’(길리어드) 같은 환자맞춤형이 아니어서 미리 생산해 비축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IBI345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항체와 CAR-T를 분리했다. 항체를 CAR-T에 고정시키지 않고 ‘모듈화’해 적응증이나 표적에 따라 항체를 달리 할 수 있다는 것이 이노벤트 측의 설명이다.

킴리아와 예스카타는 'CD19' 항체를 발현하고 있어 CD19을 가진 B세포만을 표적으로 한다. ‘아베크마’(BMS)는 BCMA 항원만 쫓는 CAR-T다. 이렇듯 지금까지 상용화된 CAR-T는 항체가 고정돼 있어 정해진 적응증에만 사용할 수 있었다.

IBI345에는 이노벤트가 로슈에서 도입한 '면역글로불린G9(IgG)' 기반 CAR-T가 쓰였다. 항체만 바꾸면 CAR-T 세포를 바꾸지 않고도 다양한 암종에 사용할 수 있어 ‘유니버설 CAR-T’라는 별명이 붙었다. 항체와 CAR-T가 따로 분리돼 있기 때문에 항체 용량을 변경하는 식으로 CAR-T 세포치료제 활성도를 조절할 수 있어 안전성도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IBI345에는 클라우딘 18.2(Claudin18.2)라는 항체를 붙였다. 클라우딘 18.2는 고형암을 표적하는 CAR-T를 개발하는 연구진들 사이에서 ‘핫’한 표적 중 하나다. 이번 임상은 클라우딘 18.2에 양성인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그 중에서도 기존 표준치료법에 실패한 18~75세 위암 및 췌장암 환자가 대상이다. 이번 임상은 연구자 주도 임상(IIT)으로 진행되며, 유니버설 CAR-T가 인체를 대상으로 임상을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노벤트는 첫 환자 투여를 완료했으며 환자 등록을 진행 중이다. 클리니컬트라이얼즈에 등록된 임상 계획에 따르면 목표 환자 수는 30명이다.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 및 예비 효능을 조사해 임상 용량 및 요법 데이터를 마련해 후속 임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우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