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산하 전국택배노조 조합원들이 국내 최대 택배 물류시설을 점거하려 했다는 소식은 충격적이다. CJ대한통운 본사 불법 점거도 문제지만, 국가 기간망이나 다름없는 핵심 물류시스템을 점거하려 한 것은 ‘테러 행위’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번엔 그 같은 시도가 제지됐지만,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엄정한 선제 대응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건은 지적해야 할 대목이 많다. 우선 택배노조 지도부가 왜 그 같은 시도를 했는지다. 택배노조가 지난해 말 파업을 시작하면서 내건 명분은 노사합의 사항을 철저히 이행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정부가 인정하는 대로, 사측은 이미 택배비 인상금 배분이나 분류인력 확충 등 합의사항을 잘 이행하고 있다. 그런데도 노조 측은 전국 단위 파업을 시작으로 CJ대한통운 본사 점거, 노조원 상경 ‘끝장 투쟁’ 등 투쟁 강도를 점차 높이고 있다. 특히 CJ대한통운 본사에 난입해 ‘법치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행패를 서슴지 않고 있는 데다 국내 최대 택배물류 시설인 CJ대한통운 곤지암 메가허브터미널까지 점거하려 한 것 등은 계획적인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단체인 택배노조가 사측을 상대로 직접 교섭권을 확보하기 위해 실력행사를 벌인다거나, 대선을 앞두고 여야 후보들의 노조 지원 약속을 얻어내기 위한 강수를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테러 행위와 같은 기간망 시설 점거 기도를 설명하기 어렵다. 정치적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진경호 위원장 등 현 택배노조 지도부는 비(非)택배 기사 출신의 주사파 성향 직업 운동가들이다. 이들은 국가 체제 전복을 시도해 ‘내란 선동죄’로 구속 수감됐다가 석방된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과 활동을 같이 했다. 민노총에 자리잡은 이들은 대선에서 진보당과의 연합을 통해 정치적 재기를 노리고 있다. 김재연 진보당 후보가 택배노조 CJ 점거 농성장에서 대선 출정식을 한 것도 그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택배노조의 안하무인 불법행태에 대해 “이게 나라냐” “국가는 도대체 어디 있느냐”는 국민적 분노가 임계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정부는 그럼에도 “노사 간의 문제” “불법 여부에 대한 판단이 안 나와서”라는 등의 이유로 수수방관이다. 정부는 그 존재 이유를 묻는 국민들의 질문에 행동으로 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