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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수첩] 주파수 경매 혼란만 키운 정부의 중재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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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업자 갈등에 추가 할당 연기
    '국민 편익 최우선' 원칙 세워야

    선한결 IT과학부 기자
    강원·호남과 제주 일대 농어촌 지역에서 다른 지역과 같은 수준으로 5세대(5G) 통신을 사용할 날이 또 멀어졌다. 얼마만큼 미뤄졌는지도 알 길이 없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통신 3사 간 갈등을 의식해 당초 이달 하려던 5G 주파수 추가 할당 경매를 ‘일단 보류’해서다.

    17일 과기정통부는 임혜숙 장관과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 간 간담회를 연 뒤 3.4~3.42㎓ 대역 20㎒ 폭 주파수 추가 할당 경매 일정을 더 이상 맞출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향후 일정은 장담할 수 없다”며 “다른 주파수 대역 경매안과 함께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주무부처 장관과 통신 3사 수장이 모여 나온 것 치고는 초라한 결론이다.

    사연은 이렇다. 통신 3사는 5G 인프라를 빠르게 깔기 위해 농어촌 지역에 대해선 공동망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가 100㎒ 폭을, LG유플러스는 80㎒ 폭을 쓴다. 이에 LG유플러스는 균일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작년 7월 주파수 20㎒만큼을 추가로 경매에 내놔달라고 과기정통부에 요청했다.

    정부는 약 4개월간 전문가 연구반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한 뒤 LG유플러스의 요구를 승인했다. 공청회도 두 차례 열었다. 그 결과가 ‘1355억원+α’를 최저경쟁가격으로 이달 경매 공고를 하고, 다음달 시행한다는 안이었다. 업계에선 이를 사실상의 일정 마지노선으로 봤다. 다음달로 넘어가면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계획 변동성이 커져서다.

    하지만 이날 과기정통부의 보류 결정으로 모든 게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애꿎은 연구반만 다시 가동된다. 기존 경매 예정분에다 SK텔레콤이 새로 요청한 3.7㎓ 대역 40㎒ 폭 경매안까지 따져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 논의까지 거치면 실제로 주파수를 사용하게 되는 시기는 훌쩍 밀릴 가능성이 크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행정 절차가 미뤄진 기간만큼 장비 준비 일정을 당겨주면 되지 않겠느냐”는 일정 단축 해법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또 다른 불확실성”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주파수 추가 할당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과기정통부는 그 나름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문제는 각 기업들의 논리에 오락가락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다 ‘금싸라기’ 같은 시간을 날렸다는 점이다. 국가 주요 인프라인 통신산업에서 정부는 업계 이견을 설득·중재하고 각종 결정을 내리는 주체다. 기업 간 다툼에 ‘이 말도 맞고, 저 말도 맞다’며 시간을 끄는 동안 소비자 편익만 뒷전으로 밀렸다. 정작 편을 들어줘야 할 주체는 일반 국민인데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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