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지도자 DJ", "5·18은 민주주의 거사"…호남 중요성 부각
광주·전주·청주·원주 유세…"정권 전체가 공범" 민주당 맹공
홀대론 들고 호남 간 尹 "민주, 선거 때만 과자 들고 나타나"(종합)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16일 호남, 충청, 강원도를 아우르는 거점별 유세를 이어갔다.

특히 보수세가 약한 호남에서는 그간 민주당이 주민들의 지지에도 지역 발전에 기여하지 않았다는 '호남 홀대론'을 내세우며 정권교체를 통해 지역주의를 극복해달라고 호소했다.

선거운동 첫날 서울에서 부산으로 남하했던 윤 후보는 이날 광주, 전주, 청주를 찍고 강원도로 북상했다.

그는 원주 문화의거리 유세에서 "민주당 정권은 정상이 아니다"라며 "과거에는 정말 훌륭한 분들이 많았다.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그리고 민주당, 열린우리당 시절만 해도 정말 괜찮은 사람들 꽤 있었고 우리 당에서도 배울 만한 정치인들이 꽤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지금 민주당은 그런 정당이 아니다.

이상한 사상과 이념에 의해서 지배되고 도무지 국가의 정책이라고 하는 것이 상식을 잃어버렸다"고 비판했다.

또 과거 김대중·노무현·이명박 대통령 때는 임기 중 자식이나 측근이 감옥에 가는 등 부정부패 처리에서 편 가르기를 하지 않았다면서 "이 정권은 어떻게 되고 있나.

사건을 다 덮는다.

특정인의 비리가 아니라 정권 전체가 함께 저지는 공범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전주역 유세에서는 민주당에 대해 "선거 전문 정당 같다.

선거 때만 되면 예외 없이 아주 예쁜 옷을 입고 나타나서, 과자도 들고 나타나서 '이거 준다.

저거 준다' 해놓고 그래 수십 년 동안 더 많이 달라진 게 있는가"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속는 것도 한두 번"이라며 "저희 국민의힘도 잘못한 거 많고 부족한 게 많지만 이렇게 거짓말을 많이 하나.

이제 호남, 전북도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홀대론 들고 호남 간 尹 "민주, 선거 때만 과자 들고 나타나"(종합)
민주당에 대한 공세는 자리를 옮길 때마다 강도가 높아졌다.

청주에서는 "늘 가진 사람 것 뺏어서 없는 사람 나눠주고 마치 무슨 홍길동인 것처럼 늘 떠들지만 결국 보면 어려운 사람 더 힘들게 만든 정권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공약과 관련해 "국민들에게 금송아지 나눠준다고 해서 여러분 믿을 수 있는가"라며 "더이상 속지 말라. 저 공약 전부 엉터리다.

돈이 수천조가 들어가는데 무슨 재주로 이걸 하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람들하고 동업계약서 쓰면 이제 재산 다 탕진한다"며 "오랜 세월 집권해서 이권 나눠 먹은 카르텔 기득권 세력을 국민을 위해서 박살 내겠다"고 공언했다.

윤 후보는 선거운동 첫날과 달리 이름을 새긴 당 점퍼 대신 어두운 색 양복을 입었다.

유세 일정 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있는 유세차 사고 빈소 방문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약체 지역인만큼 당 색깔은 최한 빼고 인물론을 부각한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홀대론 들고 호남 간 尹 "민주, 선거 때만 과자 들고 나타나"(종합)
윤 후보는 호남에서 홀대론과 함께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광주 광산구 송정매일시장에서는 '무인도에 갈 때 실업, 부정부패, 지역감정 3가지를 가져가겠다'는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발언을 꺼냈다.

그는 "세월이 지나서 아무리 돌이켜봐도 정말 그 위대한 지도자의 명답이었다.

민생을 늘 생각하신 거인의 말씀이었다"고 평가했다.

보수 정당 후보가 민주 진영의 대표적 정치인을 이처럼 높게 평가한 것은 이례적이다.

자신을 정치 신인이라고 소개한 만큼 기존 보수 정당 문법과 다른 발언에 대한 부담이 적은 것으로 보인다.

호남에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민주당 이탈 조짐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최근 호남에서 득표율 목표를 20%에서 25%로 상향한 데 따른 자신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5·18은 이 나라의 전 세계의 자유민주주의 정신을 알리는, 대한민국의 문명과 인권, 민주주의의 저력을 세계만방에 알린 거사였다"며 지역의 역사적 중요성을 부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저는 공직에 있을 때 영·호남, 충청, 강원, 경기 보따리 싸서 인사발령 나면 전국을 돌아다녔다.

광주에도 2003년부터 2005년까지 2년 근무했다"며 "제게는 지역주의라는 것 자체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역주의에 기대는 정치, 또 정치인들이 만들어 놓은 편한 지역구도 이것도 우리가 미래를 위해 깨야 할 때"라며 "저 윤석열이 지역주의를 깨고 국민 화합과 통합을 이루고 이를 발판으로 대한민국 번영과 광주의 발전을 기필코 이뤄내겠다"고 선언했다.

당 지도부도 분주히 움직였다.

이준석 대표는 부산에 남아 롯데백화점 광복점 앞에서 출근길 인사를 하고 전날과 같은 골목골목 유세를 이어갔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윤 후보에 앞서 강원에 도착, 춘천하이마트사거리, 홍천장, 횡성장, 원주 문화의거리 등 인파가 몰리는 지역에서 한 표를 호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