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진단 앱에 입력…자율 기입·키트 부정확성 등 효과에 의문 제기돼
유은혜 "본인 건강상태 확인,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활용"
등교전 신속항원검사 적극 권고…강제논란 피했으나 실효성 의문
3월 새 학기 유·초·중·고 학생에게 등교 전 신속항원검사 키트로 선제 검사를 하도록 권고한 것은 오미크론 확산 상황에서 교내 감염을 최대한 예방하고 학교의 방역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한 것이라는 게 교육당국의 설명이다.

또 검사 의무화가 아닌 '권고'여서 '검사 강제'라는 논란은 피했으나 정확도가 떨어지는 키트 검사로 실제 방역 효과가 얼마나 될지에 대한 의문은 이어질 전망이다.

교육부는 16일 '오미크론 대응 새 학기 학교 방역 추가 지원 방안'을 발표하면서 새 학기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학생과 교직원에게 배포하고 자택에서 등교 하루 전부터 선제적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더는 학교 수업을 비정상적인 상태로 놔둬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최대한 정상 등교 기조를 유지하되, 학교의 방역 부담을 덜기 위해 각 가정에서 선제적으로 검사를 한 뒤 등교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선제 검사는 3월 1주차에 주1회, 2주 차부터는 매주 2회 하도록 권고되며 교직원은 키트 수급 부족 이유로 1주에 1회 검사가 권고된다.

교육부 예시에 따르면 개학일인 3월 2일 배부받은 키트로 그날 저녁 1회 검사를 하고, 금요일인 3월 4일에 또다시 배부받은 키트(3월 둘째주 검사 분량)로 그주 일요일과 그 다음주 수요일 2회 검사를 하는 식이다.

집에서 선제 검사를 한 뒤 검사 결과는 건강상태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앱)에 입력할 수 있도록 연계된다.

선제 검사는 강제나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하지 않아도 등교할 수는 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신속항원검사 키트는 자율적인 방역체계로 운영되며 의무적으로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요구하지는 않겠다"라고 설명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아이를 둔 일부 부모님들께서 정부가 나눠준 키트로 '음성' 확인을 해야만 등원, 등교할 수 있는 것으로 오해하고 계신 것 같다"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당초 교육부는 가정에서 하는 자가검사를 두고 여러 방안을 검토했지만, 주 2회 검사 키트를 제공하기로 하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선제검사를 강제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저학년 등 어린 학생의 경우에는 검사가 쉽지 않다는 점도 우려로 제기됐다.

교육부는 오미크론 변이가 급격히 확산하고 학교 방역체계가 자체 조사 등 자율 방역으로 전환되는 상황에서 자가진단키트 검사를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부총리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신속항원검사키트를 활용하지 못할 때를 대비해 유치원과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은 특별히 지원할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도 설명했다.

다만 교육부는 우리보다 먼저 오미크론 확산을 경험한 외국에서도 '선제 검사 후 등교'는 이미 쓰이고 있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 확진자 급증에 따라 보건당국은 가이드라인 제시, 학교는 자체조사 방식으로 전환해 밀접 접촉자도 주 2회 이상 검사한 뒤 음성이면 등교하도록 했으며, 영국도 비슷한 방식으로 밀접접촉자는 일주일간 매일 신속항원검사를 해 음성 확인시 등교가 가능하도록 했다.

그러나 2∼3월 제공 키트 분량에만 1천646억원의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이번 사업의 방역 실효성이 얼마나 있을지는 과제로 남았다.

검사를 하지 않아도 등교할 수 있다면 증상이 없거나 학생이 어려 자가진단검사가 힘든 경우는 검사를 생략한 채 등교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실제로 각 가정에서 자율로 이뤄지는 현재 자가진단 앱 입력도 9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 부총리는 "강제하지 않는다고 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사전에 자신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활용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금은 불편하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함께 애쓰면 우리 아이들의 안전한 학교 일상회복을 좀 더 빠르게 이룰 수 있다고 협조 요청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신속항원검사 키트의 정확성도 관건이다.

일반적으로 신속항원검사 키트의 정확성은 PCR(유전자증폭) 검사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이 검사의 확대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신속항원검사의 민감도는 의료인이 시행해도 50%, 자가 검사로 시행하면 20% 미만"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음성을 정확하게 판별해 낸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고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 상황에서 보완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