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A 컴페티션서 이영광 2위·김지수 특별상…호스트 부모들도 팬데믹에 집 개방
[샵샵 아프리카] 오미크론 뚫고 남아공서 새해 첫 국제음악콩쿠르
"새해 들어 다른 국제 음악 콩쿠르는 코로나19 오미크론 유행 때문에 다 취소됐지만, 오히려 그 첫 진원지였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유일하게 열려 음악계에 희망을 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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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산하 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WFIMC) 플로리안 리엠 사무총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남아공대학(UNISA·유니사) 국제 컴페티션(음악콩쿠르)에 참석한 자리에서 기자와 만나 이번 대회의 의의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수도 프리토리아에 위치한 국립 방송통신대학인 UNISA는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이 학사과정을 이수한 곳이다.

올해로 40주년을 맞는 UNISA 컴페티션은 유네스코 인증을 받는 전세계 120여개 국제 콩쿠르 가운데 하나이자 아프리카에서는 유일하다.

지난 2010년 UNISA 컴페티션에선 바이올리니스트 이유라 씨가 우승하고 2012년 이 대회 피아노 콩쿠르에서 김희재 씨가 2위를 한 바 있다.

이번 콩쿠르는 18개월의 대회 준비 기간 동안 사전에 엄격한 서류 심사를 통해 참가 대상자를 선발했다.

30여개국에서 참가해 결선 4라운드까지 진행됐다.

이 가운데 일부 참가자는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여행 규제와 비자 문제 등으로 오지 못했고 본행사도 사회적 거리두기 좌석 배치를 한 가운데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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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에서 독일 뤼벡 음대에서 유학 중인 이영광(26)씨가 첼로 연주로, 역시 독일 바이마르 음대에서 유학 중인 김지수(19) 양도 첼로 연주로 각각 2등상과 특별상을 받았다.

상금 14만 랜드(약 1천83만원)를 타게 된 이씨는 수상 소감으로 "콩쿠르를 준비하느라 좀 힘들었지만 배운 게 많은 시간이었다.

너무 행복하고 개인적으로 힐링의 과정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남아공에 도착했다는 그는 또 오미크론 대응에서 독일은 교회도 온라인 예배로 드리는데 남아공은 와서 보니 두려운 분위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프리토리아의 음악인 호스트 부모들이 개방한 집에서 보름을 지냈는데 너무 잘 해줬다고 덧붙였다.

대회 실무 책임자인 카렌드라 데브루프 교수는 남아공에서 방문 음악인에게 가정을 개방해 숙식을 제공하는 호스트 부모들의 역사가 30년이 된다면서 팬데믹 상황에서도 용기를 내 이같이 뮤지션들에게 환대를 베푼 데 대해 각별히 사의를 표했다.

대회는 UNISA 총장인 타보 음베키 전 남아공 대통령이 주관 대표를 맡았다.

음베키 전 대통령은 "팬데믹 상황에서도 콩쿠르에 참가한 이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결과에 상관없이 모두가 승자"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 미국, 네덜란드, 러시아, 베네수엘라 등에서 온 10인의 국제 심사위원 중에는 한국 출신으로 독일 베를린 음대에서 교수로 있는 문서영 씨도 있었다.

또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가 있는 WFIMC의 홍보 매니저인 김진영 씨도 와서 직접 스마트폰으로 촬영을 하면서 행사 진행에 함께했다.

이번 UNISA 콩쿠르는 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독일 클래식 스트리밍 플랫폼 아이다지오(Idagio)에 실시간 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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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주 주남아공 대사는 꽃바구니를 가져와서 한국 수상자들을 격려했다.

UNISA 컴페티션은 돌아가면서 경연 악기 주제를 달리해서 열리는 데 올해는 재즈 부문과 현악기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재즈 부문은 영국의 마크 레완도우스키가, 현악기 클래식 부문은 이영광 씨를 비롯해 마지막 3명의 파이널리스트 가운데 떠오르는 신성으로 평가받는 캐나다의 브라이언 청이 각각 우승했다.

각 경연자와 호흡을 맞춘 요하네스버그 필하모닉의 지휘자는 마리우스 슈몰리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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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