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항원검사 대기중인 시민들 / 사진=연합뉴스
신속항원검사 대기중인 시민들 /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오미크론의 확산세가 나날이 거세지는 가운데 정부가 팬데믹 2년여 만에 코로나19를 '계절독감'처럼 관리하겠다고 언급했다.

4일 정부는 코로나19를 '계절독감'처럼 관리하겠다고 밝히며 일상으로의 복귀를 시사했다. 이달 말께 일일 확진자 수가 정점을 향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2주간만 연장하며 장기적으로는 '방역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단 점에서 이목을 집중시킨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11월 '위드 코로나'로 방역 고삐를 느슨하게 풀고 일상으로의 회복을 꾀했지만 이후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잡고 확산하면서 일상 회복이 잠시 멈춰선 상태다.
그러나 최근 중증화율이 델타 변이 유행 대비 큰 폭으로 떨어지자 '일상적 방역·의료체계'로의 전환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유행 규모가 현 의료체계의 대응 여력을 벗어나지 않도록 사적모임 인원을 6인으로 제한하고 식당·카페의 매장영업 시간을 오후 9시까지로 하는 현행 거리두기 조치는 오는 20일까지 유지된다.

이날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통제관은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확진자가 증가하더라도 위중증·치명률이 계속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의료체계 여력이 충분하다면 방역 규제를 단계적으로 해제하면서 일상회복을 다시 시도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의료체계 여력, 최종 중증화율·치명률 등을 평가하면서 계절 독감과 유사한 일상적 방역·의료체계로의 전환 가능성을 본격 검토한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이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가능성을 조심스레 언급한 적은 있었지만 '계절 독감 전환 가능성 검토', 이에 따른 '일상회복 재추진'을 공식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고, 자연감염이 많은 외국과도 상황이 다른 만큼 해외각국이 진행하고 있는 방역 완화를 신중히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현재의 확산 속도라면 이르면 이달 말 하루 확진자가 10만명, 혹은 그 이상에 달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중증화율이 계속 낮은 수준으로 유지될지도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향후 거리두기 조정 전망과 관련, "지금보다 더 많은 확진자가 나올 수 있어 당분간 완화는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병철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환자 증가가 예견되는 상황이지만, (오미크론 확산에 대비한) 전반적인 계획을 짜고 있는지가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