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반격 시작됐다…금감원 지원금 100억 삭감 [김익환의 BOK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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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감원 출연금 삭감에
"이익 내는 금감원에 발권력 동원할 수 없어"
결제원장 자리 내주고 결제권한도 훼손
관계당국 등쌀에 시달린 한은
반격 수단으로 활용할까
"이익 내는 금감원에 발권력 동원할 수 없어"
결제원장 자리 내주고 결제권한도 훼손
관계당국 등쌀에 시달린 한은
반격 수단으로 활용할까

당국 등쌀에 시달린 한은
4일 관계부처와 한은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해 12월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감원에 대한 출연금 납부를 중단하는 내용 등을 담은 2022년 예산안을 의결했다.한은은 금감원의 여윳돈이 적잖다고 봤다. 1999년 한은 출연금이 금감원 총예산의 31.2%에 육박했다. 하지만 최근 5년 동안 2.7∼2.8% 수준으로 급락했다. 금감원은 2020년 수지차익(총수입에서 총지출을 제외한 금액)으로 624억원을 거두기도 했다. 금감원의 예산권을 통제하는 금융위는 출연금을 놓고 한은과의 막판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앙금 쌓인 한은, 출연금 삭감 강행할까
한은의 출연금 삭감은 어느정도 예견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감원, 금융위와 갈등을 빚는 한편 권한도 침해받고 있는 상황에서 한은이 유일한 반격 수단인 출연금을 활용했다는 평가가 많다.여기에 금융위는 2019년 금융결제권한과 직결되는 금융결제원장 자리를 사실상 한은으로부터 빼오기도 했다. 1986년 금융결제원 설립 이후 한은 출신이 줄곧 원장 자리를 맡아 오다 2019년 처음으로 한은 출신이 아닌, 김학수 전 금융위 상임위원이 원장에 선임된 것이다. 오는 4월 말 만료되는 감학수 원장 후임 자리를 놓고 금융위와 한은은 "내줄 수 없다"며 충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의 낮은 임금인상률도 출연금 삭감 배경의 하나로 거론된다. 한은은 올해 임금인상률 0.9%대 안팎으로 알려졌다. 다른 금융기관과 금융공기업의 2~5%대 인상률을 크게 밑돈다. 한은의 예산권을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 결정을 놓고 한은 임직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기재부, 금융위, 금감원 등 정부와 유관기관 등쌀에 시달리던 한은이 반격의 수단으로 금감원 출연금을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