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희 오텍 회장(사진)은 코로나19와 전쟁의 숨은 공로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2013년 메르스 사태 이후 음압시설의 필요성을 줄기차게 주장했고 코로나19가 터진 후에도 음압병동 보급에 앞장섰기 때문이다. 강 회장은 “음압병동은 오텍그룹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과 국익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의 교차점”이라며 “대한민국의 코로나19 극복에 오텍이 밀알이 되겠다”고 말했다.

3일 오텍에 따르면 이 회사의 음압 관련 수주는 지난해 기준 124억3300만원으로 처음으로 100억원을 돌파했다. 회사 측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라 확진자 수가 늘면서 음압 기술과 제품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만2907명, 위중증 환자 수는 274명을 기록했다.

음압구급차
음압구급차
오텍은 2013년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음압구급차 연구개발에 착수해 2016년 국내 최초로 상용화했다. 오텍의 구급차 특장 기술과 자회사인 캐리어에어컨의 공조기술을 접목했다. 음압구급차는 공기순환기로 환기가 이뤄지는 동시에 환자실 내부가 음압상태로 유지돼 바이러스가 외부로 새어나가지 않는 게 특징이다. 오텍은 여기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음압 이송 들것, 이동형 음압 병실 등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제품군을 늘렸다.

이 회사는 관련 제품 납품과 기부활동 등을 통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기여하고 있다. 2020년 서울 역촌동 서울특별시립서북병원에 총 48개의 이동형 음압병동을 납품한 게 대표적이다. 오텍 음압병동에는 프리필터와 헤파필터가 설치돼 공기를 정화해주고, 음압 시스템이 적용됐다. 화장실, 샤워시설 등이 포함된 음압병실 두 개와 대기실 한 개로 구성됐다.

같은해 오텍은 충남의 ‘임산부 및 감염방지 전문 119 구급대’에 음압특수구급차를 납품해 배치했다. 자회사인 캐리어에어컨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대구·경북 지역 음압병동과 응급실 308곳에 1억5000만원 상당의 공기청정기를 기부했다.

의료 산업 발전을 위한 기술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오텍은 연세의료원 커넥트-AI 사업단이 운영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응급의료시스템 개발 사업에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이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정밀 의료 산업기반 구축 사업단에 포함돼 지원 대상에 선정됐다.

오텍은 ‘2021 기계·로봇·항공산업 발전유공’ 기술개발부문에서 대통령 표창상을 받기도 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음압구급차를 개발해 국산화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