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李 결단했다, 尹 대답할 차례" vs 국힘 "자료지참은 법으로도 보장"
극적 합의해도 오늘 개최 불투명…안철수-심상정, 반대농성 계속
李·尹 '양자토론 평행대치' 계속…오늘 맞대결 불발될 듯
대선을 앞두고 설 연휴 민심의 최대 검증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양강 대선후보 간 '31일 일대일 토론'이 결국 불발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간 양자토론 방식을 놓고 양당의 실무 협상이 31일 오전까지도 결렬 상태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두 후보 중 한쪽이 먼저 '결단'하지 않는 한 이날 오후 7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예정됐던 토론 맞대결은 무산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양측은 토론회에 자료를 들고 들어가느냐 마느냐를 놓고 전날에 이어 이틀째 평행 대치를 이어갔다.

민주당은 윤 후보 측이 주장한 '주제 없이, 자료 없이 토론하자'는 당초 주장을 전격 수용한 만큼, 기존 합의대로 진행하자는 입장이다.

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을 내고 "이 후보는 국민의힘의 제안을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했다.

지금까지 윤 후보가 요구한 모든 조건을 전부 수용한 것"이라며 "이 후보는 토론 성사를 위해서 계속 양보하는 결단을 내렸고 이제는 윤 후보가 대답할 차례"라고 주장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대한민국의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나온 후보가 보좌진이 써 준 모범답안 없이는 국정이나 정책에 대해서 토론할 능력이 없다니 참으로 딱하다"며 "국민께서 바라는 후보는 남이 적어준 답변대로 말하는 후보, 짜인 시나리오에 따라 연기하는 후보는 아닐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혁기 공보부단장은 "양자 토론과 관련한 우리 입장은 고 수석대변인의 논평이 전부다.

추가 의견은 없다"며 협상 진척을 위한 입장 변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李·尹 '양자토론 평행대치' 계속…오늘 맞대결 불발될 듯
반면 국민의힘은 별도 공식 입장 없이 민주당의 입장 변화가 우선이라며 대치하고 있다.

국민의힘 토론협상단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뭘 물었는데 부인하면 어떻게 하겠느냐. 그러면 증거로 제시를 해서 진위를 가려야 하는 것 아니냐"며 자료 지참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선거법상으로도 자료는 반입하게 돼 있다.

법으로 보장된 걸 왜 막느냐"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자료를 갖고 충분히 토론해야 국민도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

(대장동 의혹과 관련한) 범죄혐의 관련 자료만이라도 갖고 들어가야 한다"며 "어제 자정까지 연락 달라고 했는데 안 왔고 지금도 연락이 없다"고 말했다.

양당은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면서도 먼저 토론회 무산 가능성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양자 토론이 불발되더라도 그 책임을 상대에 넘기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물론 실제로 이날 오후 양측의 극적인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합의가 성사되더라도 당초 예정대로 이날 오후에 토론회를 여는 것은 시간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토론협상단 관계자는 통화에서 "오늘이 아니면 나중에 하면 된다.

이미 오늘만 아니고 7일이나 8일 등 여러 차례 더 하자는 이야기도 나왔었다"며 "현재 토론회 사회자도 정하지 못했다.

시설 준비 등을 고려하면 오후에 합의해도 오늘 개최는 어렵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민주당이 우리 입장을 수용한다면 일단 오늘 내로 추진은 해보겠기만 쉽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이날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양자 토론을 규탄하는 농성을 이어갔다.

안 후보는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양당 담합토론 규탄 농성' 현장점검회의에서 "거대 양당은 정말 자격이 없다"며 양자토론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역시 양자 토론에 반대하며 전날 철야 농성을 벌인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도 이날 오전 국회의원회관 앞 농성장에서 연 대선전략위 회의에서 "양당 기득권 담합 토론이 이전투구로 불투명해졌다"며 "애초에 하지 말았어야 할 부당하고 불공정한 시도"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