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국의 외교·국방 당국자들이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대치 중인 러시아에 본격적 군사 행동 시에는 강력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재차 엄중 경고를 보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30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출연해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경제적 결과가 뒤따를 것임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매우 명확히 했다고 말했다.
커비 대변인은 "일단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실책을 저지르면 전쟁 억지 효과는 사라진다"며 이럴 경우 취해질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제재는 "2014년에도 검토조차 하지 않은, 이전에 보지 못한 것들이 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2014년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병합했던 시기다.
마크 밀리 합참의장도 지난 28일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여전히 외교로 해결할 시간이 남아 있다면서도, 실제 침공이 이뤄지면 엄청난 규모의 사상자가 나올 수 있으며 러시아 역시 고통받게 될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미국 상원에서도 민주·공화당이 러시아 제재에 뜻을 모으고 있다.
미 민주당 소속 밥 메넨데스 상원 외교위원장도 짐 리쉬 공화당 상원의원과 30일 CNN 방송에 출연해 러시아 제재를 위한 법안에 초당적으로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한다면서 이번 주 내로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메넨데스 위원장은 "(결론을 내기 까지) 1야드만 남은 상황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라면서 "우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침공이 피비린내 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종국에는 국가 경제를 으스러뜨릴 수 있을 만큼 가공할' 수준의 제재를 러시아에 부과할 수 있다고 거듭 경고했다.
영국도 30일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응해 러시아를 겨냥한 경제 제재를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라고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부 장관이 밝혔다.
트러스 장관은 스카이뉴스 방송과 인터뷰에서 크렘린궁과 러시아가 관심 있는 기업을 겨냥한 제재를 담은 법안을 이번 주 후반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트러스 장관은 "훨씬 더 다양한 기업을 겨냥하는 게 법안의 목적"이라며 "그 누구도 제재를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긴장이 높아지는 국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저지하는 게 최우선이라며 "푸틴의 올리가르히(신흥 재벌)가 숨을 곳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러스 장관은 또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우크라이나에 자금과 무기를 공급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자 "아무것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캐나다에서도 러시아의 군사 행동에 대한 경고 발언이 나왔다.
30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찾은 어니타 아난드 캐나다 국방 장관은 현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긴장 수위를 낮추는 쪽으로 협상을 한다는 선택지를 고를 것이라 믿는다"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러시아가) 가혹한 제재에 마주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캐나다 군대의 안전을 위해 모든 예방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에 파견된 캐나다 군이 드네르프 강 서쪽으로 이동했다"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는 한 복판을 지나는 드네프르강을 경계로 러시아의 영향력이 강한 동부와 친유럽 성향의 서부로 나뉜다.
캐나다 정부는 또한 이날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키예프 주재 캐나다 대사관에서 비필수 직원과 남아 있는 직원의 가족들을 철수시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현지 대사관에 안보, 분쟁 관리, 민주주의 개혁, 외교 자문 등의 분야 전문 인력은 더 확충해 우크라이나 사태 전개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관도 러시아의 침공 우려를 이유로 자국민에게 우크라이나를 떠날 것을 지난 26일에 이어 재차 권고하며 육로 출국이 가능한 경로로 폴란드, 슬로바키아, 헝가리, 루마니아, 몰도바 등을 열거했다.
영국, 독일, 호주, 일본도 현재 우크라이나 주재 외교관 일부와 그 가족을 철수한 상태다.
한편, 옥사나 마르카로바 미국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이날 CBS에 출연, "우크라이나가 공격받으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로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적극적인 개입을 압박했다.
그는 러시아의 침공 전망을 놓고 미국과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온도 차를 보이는 데 대해서는 "견해차가 있을 수 있지만, 미국은 우리의 최우선 전략적 동반자다.
특히 지난 1년간 우리 관계는 30년 만에 최고 수준이었다"고 해명했다.
미국이 러시아의 침공이 임박했다고 강조하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서방 지도자들은 내일 당장 전쟁이 날 것처럼 말하고 있다"며 서방의 경고가 우크라이나 경제를 위험에 빠뜨렸다고 주장해 엇박자를 보인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설을 거듭 부인하고 있다.
러시아 안보 수장인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NSC) 서기는 이날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파트루셰프 서기는 "모든 사람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이는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어디에도 위협은 없다"며 "위협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미국이고 그들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러시아 측이 진심으로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면 국경에서 병력을 철수하고 서방과 외교적 대화를 이어갈 것을 촉구했다.
중국 베이징의 한 마을에서 독거노인을 12년간 정성껏 돌본 이웃 남성이 노인의 유산을 상속받은 소식이 전해졌다.27일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베이징시 순이구에 거주하던 한 남성은 평생 결혼하지 않고 혼자 지내온 80대 노인을 부양하며 가족처럼 보살폈다.노인은 81세가 되던 해 마을위원회에 자신을 돌봐줄 사람을 찾아달라고 요청했고, 평소 친분이 있던 이웃 남성이 이를 맡기로 했다.두 사람은 '유증부양협의'를 체결해 노인이 남은 생을 편히 보낼 수 있도록 이웃 남성이 돌보는 대신, 노인의 재산을 그에게 상속하기로 약속했다.이에 따라 남성은 노인의 생일을 챙기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정서적 교감을 나누는 등 세심하게 보살폈다. 손주를 데리고 찾아가 안부를 묻는 등 가족처럼 지내온 것으로 전해졌다.이후 마을 개발이 진행되면서 노인이 보유한 주택들이 철거됐고, 그 대가로 380만 위안(약 7억5000만원)의 보상금과 정착용 주택 5채(560㎡)를 받았다.2023년 3월 노인은 현재 소유한 모든 재산을 남성에게 물려준다는 내용으로 협의를 갱신했다. 같은 해 10월 9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자 남성이 직접 장례를 치르고 묘지를 마련했다.노인의 여동생과 조카들이 생존해 있었으나, 이들은 상속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원은 노인의 유언을 인정하고 전 재산이 남성에게 상속되는 것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이 같은 사연이 전해지자 중국 누리꾼들은 "혈육보다 더한 정성을 보였다", "가족이 돌보지 않았다는 점이 안타깝다", "마지막까지 따뜻한 인연이 있어 다행" 등의 반응을 보였다.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미래 모습을 담은 인공지능(AI) 합성 영상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논란이 커지고 있다.전쟁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를 배경으로 호화로운 리조트와 향락적인 장면을 담은 이 영상은 "기괴하다"는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국제 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지난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NBC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인스타그램과 트루스소셜 계정에 35초 분량의 영상을 게재했다.영상은 하루 만에 1500만 회 이상 조회됐으며 다양한 버전이 링크드인, 엑스(구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도 확산됐다.영상의 출처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유한 버전이 미국의 영상 플랫폼인 럼블(Rumble)에서 다운로드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AI로 제작된 이 영상은 초반부에 전쟁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의 모습을 보여주다가, 곧장 해변과 초호화 리조트로 전환된다.트럼프 대통령 머리 모양의 풍선을 든 아이, 해변가에 세워진 트럼프의 황금 동상, 그리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돈을 뿌리는 장면 등이 포함됐다.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수영장에서 윗옷을 벗고 선베드에 누워 칵테일을 마시는 모습도 등장한다.배경 음악은 마치 클럽을 연상케 하며 "도널드는 당신을 자유롭게 하려고 여기 왔다", "터널도 없고, 공포도 없는 트럼프의 가자지구가 바로 이곳" 등의 랩 가사가 흘러나온다.이 영상은 즉각적인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하마스 측은 CNN을 통해 "이 영상은 현실을 왜곡하고 침략자의 범죄를 정당화하려는 인종차별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대만 침공을 막는 것이 미국 정부의 공식 정책인지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태도가 대만과 남중국해 등 분쟁 지역에서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27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나는 그런 것에 대해 절대 언급하지 않는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어 “만약 내가 답을 해야 한다면, 내각에게 말할 것이지 기자들에게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이는 전임자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입장과 대조적이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군사적으로 개입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명확히 밝힌 바 있다.중국은 대만을 자국의 일부로 간주하며 필요 시 무력으로 통일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이같은 대만 문제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 정책을 유지해왔다. 1979년 제정된 대만관계법에 따르면 미국은 대만이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일방적으로 현상 변경을 추진하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다만 군사 개입 여부에 대한 명확한 보장은 하지 않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대만과 무역 관계에서도 긴장을 유지해 왔다. 그는 작년 10월 “대만이 우리의 반도체 산업을 훔쳐갔지만 이제는 보호를 원한다”고 발언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대만 기술 기업들에 대한 정부 보조금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그들에게 돈을 줄 필요가 없다”며 “대만 기업들이 미국에서 공장을 설립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