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앞두고 상추와 깻잎, 시금치 등 엽채류 가격이 치솟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전국에 간헐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한파로 농작물 생육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명절 선물로 많이 쓰이는 사과 포도 등 과일 가격도 올라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23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에 따르면 상추 가격은 ㎏당 3857원으로 전월 대비 42.78% 상승했다. 깻잎과 얼갈이배추 가격은 전월보다 각각 23.48%, 42.78% 올랐다.

전주 대비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작물은 부추다. ㎏당 6119원으로 49.49% 급등했다. 풋고추도 전주보다 24.68% 올랐다.

간헐적인 한파로 인해 추위에 약한 엽채류 가격이 특히 많이 올랐다. 이달 들어 지방 곳곳에 내린 폭설도 채소 가격을 밀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올겨울 대체로 날씨가 따뜻했지만 최근 들어 기온이 급격하게 내려가면서 채소 출하량이 줄고 가격이 널뛰고 있다”고 말했다.

설 연휴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오자 제수용 과일인 사과 가격도 꿈틀거리고 있다. ㎏당 3929원으로 전주 대비 23.75%, 전월 대비 61.1% 상승했다. 최근 선물용 수요가 크게 늘어난 포도 가격도 전주 대비 28.19%, 전월 대비 41.39% 올랐다. 한 백화점 농산품 바이어는 “사과 가격은 아직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명절 수요가 본격적으로 몰리기 시작하면 가격이 더 요동칠 것”으로 내다봤다.

겨울이 제철인 딸기는 수확량이 크게 줄어 ‘금딸기’라 불릴 정도로 가격이 치솟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이달 딸기 도매 가격은 2㎏에 3만9881원으로 전년 동월(2만6093원) 대비 52.8% 급등했다. 딸기 농가들은 모종이 자라는 시기인 지난해 9~10월 이상 기후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부터 딸기 출하량이 급감해 가격 오름세가 올초에도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 관계자는 “딸기 가격이 크게 올라 딸기를 활용한 올겨울 시즌 음료는 부득이하게 가격을 인상했다”고 말했다.

박종관/노유정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