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부수고 원룸 들어가 범행…경찰, 피의자 테이저건으로 제압
몇달간 "만나달라" 문자메시지·전화…"피해자 해할 위험성 커"
수년간 별거 중인 아내 폭행한 남편 '스토킹처벌법' 구속영장
수년간 별거 중인 아내가 만나주지 않자 끈질기게 연락하고 찾아가 폭행한 남편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남성이 범행 며칠 전 흉기를 구입하는 등 피해자를 해할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해 신병 구금에 나선 것이다.

전북 완주경찰서는 스토킹처벌법 위반, 상해, 폭행, 재물손괴 혐의로 A(3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19일 오후 4시 10분께 완주군 삼례읍 한 원룸에 앞에 찾아가 문손잡이를 부수고 "왜 다른 남자를 만나냐"며 아내 B씨를 폭행해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수년 전부터 별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에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A씨 신병 확보에 나섰다.

경찰은 주택가 탐문 중 A씨를 발견하고 사건 경위를 파악하려 했으나, A씨는 다짜고짜 소지하고 있던 흉기를 꺼내 자해를 시도하려고 했다.

제지하는데도 이를 멈추지 않자 경찰은 테이저건을 발사해 A씨를 제압했다.

경찰은 A씨를 파출소로 데려가 진정시킨 후 가족에게 인계했다.

아내 폭행 사건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스토킹처벌법에 명시된 잠정조치 4호를 신청했다.

이는 스토킹 행위자를 경찰서 유치장 또는 구치소에 최대 한 달간 가둘 수 있는 조치다.

조사 과정에서 A씨가 지난해 10월부터 꾸준히 B씨에게 "만나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50건 이상 전송하고 지속해서 찾아가는가 하면 여러 차례 전화한 사실도 확인됐다.

범행 며칠 전 A씨가 흉기를 구입한 정황도 파악됐다.

경찰은 A씨가 피해자에게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범행 형태를 보면 추후 피해자를 찾아가 행패를 부리는 등 재범할 위험이 있다고 봤다"며 "스토킹 피해자가 불안과 공포에 떨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