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Eye] 유럽 축구 '이너서클'서 뛰는 한국 여성 에이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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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여성으론 유럽 축구 유일…빅클럽 사업 대행
'사회진보 기여' 영국 왕립예술협회(RSA) 펠로 선정 [※ 편집자 주 : '런던 Eye'는 런던의 랜드마크인 대관람차의 이름이면서, 영국을 우리의 눈으로 잘 본다는 의미를 함께 담고 있습니다.
영국 현지의 다양한 인물과 이야기를 소개하는 특파원 연재 코너입니다.
]
"손흥민 선수 경기 어때?" 영국에 있다고 하자 친구가 흥분하며 대뜸 물었다.
아직 직관을 못했다는 말에 '영국+축구=손흥민'인데 말이 되느냐는 반응이 돌아왔다.
손 선수 경기를 보진 못했지만 유럽에서 축구 에이전트로 뛰는 김나나(40·카탈리나 김) C&P스포츠 대표를 통해 유럽 축구계에 대한 이해도는 높아졌다.
처음엔 유럽 축구 에이전트가 어떤 일을 하는지 감이 오지 않았다.
손흥민 선수 관련 일을 하는가 짐작했지만, 가끔 엮일 때가 있긴 해도 그런 건 아니라고 했다.
영화 '제리 맥과이어'에 나오는 선수 대리는 주력 분야가 아니란다.
김 대표는 "손 선수가 득점하면 축하 메시지가 많이 오는데, 물론 좋은 일이지만 업무상으론 별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다음에 떠오른 것은 구단과 기업 브랜드간 스폰서십이다.
김 대표는 2016년 토트넘과 금호타이어의 스폰서십 첫 계약과 지난해 재계약까지 관여했다.
2018년 현대차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계약 등도 있단다.
그럼 주로 유럽 구단과 한국 기업간 계약을 중개하는지 물으니, 사실 비중이 더 큰 업무는 구단 대리인으로서 중계권 거래, 구단 지분 인수와 매각, 구장 관련 자금조달, 라이선스 등의 다양한 투자와 사업 계약을 성사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다만 비밀 조항 때문에 상세 내용을 밝힐 수가 없다고 했다.
에이전트들은 구단과 대리 계약을 맺고 활동한다기에 현재 계약된 구단을 알려달라고 하니 토트넘, AC밀란,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시티, 아스널 등 빅 클럽 이름이 줄줄이 나왔다.
2013년 에이전트로 첫 출발도 맨체스터 시티의 모기업 시티풋볼그룹의 아시아 구단 투자건이었다고 한다.
시티풋볼그룹은 당시 K리그 구단 지분투자를 추진하기도 했다.
그 건은 무산됐지만 다른 큰 계약을 성사시키며 입지를 다져 직원 3명이던 회사는 이제 28명 규모로 성장했다고 한다.
축구계 경력도 없이 런던에서 1년정도 다양한 분야 마케팅 컨설팅을 하다가 어떻게 처음부터 시티풋볼그룹과 일을 하게 됐을까.
이전까지 이력은 고려대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이탈리아에서 석사를 한 뒤 패션 분야에서 잠시 일한 것이었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 자라서 아시아 지역에 관한 이해가 높고 주영한국대사관에서 1년간 일해서 정부기관 관련 문제도 다룰 수 있다고 시티풋볼그룹에서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대사관 근무 중에 인맥을 넓혀둔 것도 도움이 됐단다.
당시 유럽 구단들은 큰 수익이 아시아 지역에서 나오기 시작했지만 아시아에 관한 지식이 매우 부족하고 지역 언어를 전혀 못하는 직원이 담당자로 나오는 수준이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유럽 축구계는 백인 남성의 이너서클로, 아시아인뿐 아니라 여성도 거의 없다.
여성, 한국인에 더해 축구계 유명인의 가족이나 선수 출신이 아닌 점에서도 그는 소수자였다.
김 대표는 한편으론 그런 점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할 수 있었으며, 최근엔 축구계 안팎의 관심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왕립예술협회(Royal Society of Arts·RSA)에서 펠로로 선정돼 이름 뒤에 'FRSA'라는 칭호를 붙일 수 있게 된 것도 그 일환이라고 했다.
이는 한국인으로선 5번째다.
1754년 설립된 왕립예술협회는 사회 진보와 발전에 기여한 이들을 펠로로 뽑는다.
찰스 디킨스, 벤저민 프랭클린, 마리 퀴리 등이 펠로였으며 현재 약 3만명이 등록돼있다.
김 대표는 영국 올림픽위원회 회장을 지낸 상원의원 콜린 버클리 모이니헌 경과 축구 구단 인사들이 성, 인종, 대륙의 장벽을 넘어선 도전을 강조하는 추천사를 써줬다고 말했다.
그는 17일(현지시간) 각 구단에서도 소수자 권익과 통합을 위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에 참여해달라는 제안이 많이 와서 영국에서 그런 활동이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사회진보 기여' 영국 왕립예술협회(RSA) 펠로 선정 [※ 편집자 주 : '런던 Eye'는 런던의 랜드마크인 대관람차의 이름이면서, 영국을 우리의 눈으로 잘 본다는 의미를 함께 담고 있습니다.
영국 현지의 다양한 인물과 이야기를 소개하는 특파원 연재 코너입니다.
]
"손흥민 선수 경기 어때?" 영국에 있다고 하자 친구가 흥분하며 대뜸 물었다.
아직 직관을 못했다는 말에 '영국+축구=손흥민'인데 말이 되느냐는 반응이 돌아왔다.
손 선수 경기를 보진 못했지만 유럽에서 축구 에이전트로 뛰는 김나나(40·카탈리나 김) C&P스포츠 대표를 통해 유럽 축구계에 대한 이해도는 높아졌다.
처음엔 유럽 축구 에이전트가 어떤 일을 하는지 감이 오지 않았다.
손흥민 선수 관련 일을 하는가 짐작했지만, 가끔 엮일 때가 있긴 해도 그런 건 아니라고 했다.
영화 '제리 맥과이어'에 나오는 선수 대리는 주력 분야가 아니란다.
김 대표는 "손 선수가 득점하면 축하 메시지가 많이 오는데, 물론 좋은 일이지만 업무상으론 별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다음에 떠오른 것은 구단과 기업 브랜드간 스폰서십이다.
김 대표는 2016년 토트넘과 금호타이어의 스폰서십 첫 계약과 지난해 재계약까지 관여했다.
2018년 현대차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계약 등도 있단다.
그럼 주로 유럽 구단과 한국 기업간 계약을 중개하는지 물으니, 사실 비중이 더 큰 업무는 구단 대리인으로서 중계권 거래, 구단 지분 인수와 매각, 구장 관련 자금조달, 라이선스 등의 다양한 투자와 사업 계약을 성사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다만 비밀 조항 때문에 상세 내용을 밝힐 수가 없다고 했다.
에이전트들은 구단과 대리 계약을 맺고 활동한다기에 현재 계약된 구단을 알려달라고 하니 토트넘, AC밀란,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시티, 아스널 등 빅 클럽 이름이 줄줄이 나왔다.
2013년 에이전트로 첫 출발도 맨체스터 시티의 모기업 시티풋볼그룹의 아시아 구단 투자건이었다고 한다.
시티풋볼그룹은 당시 K리그 구단 지분투자를 추진하기도 했다.
그 건은 무산됐지만 다른 큰 계약을 성사시키며 입지를 다져 직원 3명이던 회사는 이제 28명 규모로 성장했다고 한다.
축구계 경력도 없이 런던에서 1년정도 다양한 분야 마케팅 컨설팅을 하다가 어떻게 처음부터 시티풋볼그룹과 일을 하게 됐을까.
이전까지 이력은 고려대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이탈리아에서 석사를 한 뒤 패션 분야에서 잠시 일한 것이었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 자라서 아시아 지역에 관한 이해가 높고 주영한국대사관에서 1년간 일해서 정부기관 관련 문제도 다룰 수 있다고 시티풋볼그룹에서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대사관 근무 중에 인맥을 넓혀둔 것도 도움이 됐단다.
당시 유럽 구단들은 큰 수익이 아시아 지역에서 나오기 시작했지만 아시아에 관한 지식이 매우 부족하고 지역 언어를 전혀 못하는 직원이 담당자로 나오는 수준이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유럽 축구계는 백인 남성의 이너서클로, 아시아인뿐 아니라 여성도 거의 없다.
여성, 한국인에 더해 축구계 유명인의 가족이나 선수 출신이 아닌 점에서도 그는 소수자였다.
김 대표는 한편으론 그런 점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할 수 있었으며, 최근엔 축구계 안팎의 관심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왕립예술협회(Royal Society of Arts·RSA)에서 펠로로 선정돼 이름 뒤에 'FRSA'라는 칭호를 붙일 수 있게 된 것도 그 일환이라고 했다.
이는 한국인으로선 5번째다.
1754년 설립된 왕립예술협회는 사회 진보와 발전에 기여한 이들을 펠로로 뽑는다.
찰스 디킨스, 벤저민 프랭클린, 마리 퀴리 등이 펠로였으며 현재 약 3만명이 등록돼있다.
김 대표는 영국 올림픽위원회 회장을 지낸 상원의원 콜린 버클리 모이니헌 경과 축구 구단 인사들이 성, 인종, 대륙의 장벽을 넘어선 도전을 강조하는 추천사를 써줬다고 말했다.
그는 17일(현지시간) 각 구단에서도 소수자 권익과 통합을 위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에 참여해달라는 제안이 많이 와서 영국에서 그런 활동이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