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재로 위기에 몰린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중국 역내시장에서 40억위안(약 7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화웨이는 미국 제재가 본격화된 2019년 10월 이후 10차례 채권을 발행했다.

9일 중국증권보 등에 따르면 화웨이는 전날 중국 금융시장에서 40억위안짜리 3년물 채권을 발행했다. 신용등급은 AAA, 금리는 연 2.7~3.3%다.

화웨이의 이번 회사채 발행은 올해 처음이자 지난해 3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화웨이는 2019년 10월부터 본토 시장에서 10차례 채권을 발행해 총 380억원(약 7조1300억원)을 조달했다.

화웨이는 비상장사다. 미국의 제재 이전까지는 통신장비와 스마트폰 등 주력 사업에서 창출하는 현금으로 운영자금을 해결해 왔다. 회사채는 주로 역외시장에서 해외 투자자들과 소통하는 차원에서 발행해 왔다. 하지만 최근 사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자국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궈핑 화웨이 순환회장은 올 초 임직원들에게 보낸 신년사에서 지난해 매출이 6340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28.9% 급감했다고 알렸다. 공식 실적은 3월 나올 예정이다. 화웨이는 창업자인 런정페이가 최고경영자(CEO)를 유지하면서 3명의 부회장이 6개월씩 돌아가면서 순환회장을 맡는 독특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화웨이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회사 운영과 사업 재편, 장기 투자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화웨이는 통신장비와 스마트폰 부문에서 미국의 제재로 미국의 기술이나 장비, 재료 등이 들어간 반도체를 구매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클라우드, 자율주행 등 신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