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초음속은 속도 극대화 위해 '가오리' 형태로…북한은 '원뿔형' 제작
최고 속도 마하6 찍었지만 "전체 비행 상당구간이 마하5 이상돼야"
말 아끼더니 하루만에 '뒷북' 반박…'방어망 무력화' 지적 의식했나
북 미사일 '극초음속' 아니라는 軍…"모양·속도가 기동형 탄도"
군 당국이 7일 이례적 브리핑까지 자처해 북한이 쏜 미사일이 '극초음속'이 아니라고 반박하면서 판단 근거에 관심이 쏠린다.

국방부는 이날 배포한 설명자료에서 전날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700km 표적 명중' 주장에 대해 "성능이 과장됐다"며 "특히 극초음속 비행체 기술은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특히 군은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이 극초음속 활공체(HGV)가 아닌 기동식 재진입체(MARV)를 탑재한 탄도미사일로 판단했다.

MARV은 몸체 상하좌우에 장착한 날개를 이용해 비행 마지막 단계에서 방향을 바꿔 미사일 방어체계를 교란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이다.

군 관계자는 이날 국방부 백그라운드 브리핑(익명 전제 대언론 설명)에서 "외형상으로 볼 땐 (극초음속 미사일과)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백브리핑에 배석한 미사일 연구개발 관련 국방부 산하기관 관계자도 "형상 자체가 극초음속이라고 분류할 수가 없다"며 "활공에 적합한 형태가 아니다"라며 MARV 탑재 탄도미사일로 봤다.

산하기관 관계자는 작년 9월 28일 북한이 발사했다고 주장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이 오히려 HGV 형상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북한이 공개한 발사 장면 사진을 보면 작년 9월 첫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의 활공 탄두부가 날렵한 글라이더 형태였다면, 이번엔 원뿔 형태에 가깝고, 탄두부에 작은 날개가 달린 형태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HGV 탑재와 순항미사일(HCM) 등의 형태로 분류된다.

HGV 탑재 미사일은 로켓 추진체에 글라이더처럼 비행하는 활공형 탄두부를 탑재하는 방식인데, 목표 고도에서 탄두부를 분리한다.

HCM은 순항미사일에 스크램제트 엔진을 장착해 저고도로 고속 비행한다.

북한이 작년 9월 시험 발사한 '화성-8형' 미사일의 경우 외형상 HGV 탑재 미사일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틀 전 쏜 미사일은 원추형 탄두부에 카나드(보조날개)가 붙어 있는 형상으로 미뤄 전형적인 MARV 탄두라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원뿔형으로 활공 비행을 하기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군은 탐지한 미사일 속도를 또 다른 근거로 제시했다.

군은 북한 미사일이 마하6 수준으로 탐지됐다고 밝혔는데, 국방부 산하기관 관계자는 "(극초음속은) 전체 비행 구간의 상당 구간을 활공하고 마하5 이상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고 속도 마하6 정도로는 최근 선진국들이 개발 중인 극초음속 미사일과는 거리가 있다면서 "(한국군의)현무-2C도 최대 속도가 마하9 정도 되지만, '극초음속'이라고 표현하지 않는다"며 "우리나라는 개발을 완료한 기동형 탄두의 탄도미사일"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런 정보를 종합적으로 볼 때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시도하고는 있지만, 아직 관련 기술 확보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날까지만 해도 세부 제원은 "분석 중"이라며 말을 아끼다가 하루 만에 돌연 '적극 반박' 모드로 바뀐 것을 두고는 여러 해석이 나온다.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성공 주장에 따른 방공망 무력화 우려가 커지는 등 국민 불안을 잠재울 필요가 있다고 보고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국방부는 설명자료에서도 "우리 군은 질적인 측면에서 우세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현재 한미연합자산으로 탐지, 요격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