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차세대 무기인 레일건을 활용해 중국과 북한의 초음속 미사일을 요격하는 방어체계를 2030년까지 갖추기로 했다. 레일건은 화약이 아니라 전자기력을 사용해 포탄을 발사하는 무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방위성이 레일건 기술을 실전 배치하고, 적 기지 공격이 가능한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는 등 기존 미사일 요격체계를 전면 개편한다고 5일 보도했다. 2020년대 후반까지 레일건 기술을 실용화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올해 예산에 시험비용 65억엔(약 672억원)을 책정했다.

레일건은 전자기력으로 포탄을 발사한다. 포탄 비행 속도가 초속 2300m로 화약을 연소시켜 발사하는 미사일(초속 1700m)보다 훨씬 빠르다. 화약을 쓰지 않기 때문에 운용비가 적게 들고, 연발 사격도 가능하다.

이런 특성을 활용하면 음속의 다섯 배 이상으로 날아오는 초음속 미사일도 요격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초음속 미사일은 중국과 러시아 북한 등이 개발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속도가 빠르고 탄도 예측이 어려워 현재 기술로는 요격이 힘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국이 차세대 무기로 평가받는 레일건 개발에 나섰지만 아직 실전 배치된 사례는 없다. 레일건 기술 개발에는 전기가 잘 통하면서 내구성을 지닌 소재가 필수적이다. 방위성은 레일건을 개발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는 일본 소재산업의 강점을 활용할 계획이다.

적국의 미사일 발사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도 개발한다. 장거리 미사일 개발은 아베 신조 전 총리 정부부터 추진해 온 적 기지 공격 능력의 보유로 이어지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일본 헌법은 일본이 전쟁을 영구히 포기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적 기지 타격과 같은 선제 공격을 금지한 것으로 해석된다. 적국 미사일 탐지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소형 위성망도 정비할 계획이다.

일본이 미사일 방어체계를 개편하는 것은 중국 북한 등이 복수의 미사일을 발사하면 기존 시스템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