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디즈니씨의 해상쇼. / 자료=한경DB
도쿄 디즈니씨의 해상쇼. / 자료=한경DB
전 세계적으로 최근 1~2년간 여행, 항공, 카지노, 테마파크, 호텔, 면세점, 극장 등 주로 대면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들의 실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실적은 크게 망가졌지만, 오히려 주가는 역사적 고점 근처에서 거래되고 있는 일본주식이 있어 간단히 소개하려고 합니다. 현재 약 시가총액 72조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오리엔탈랜드(4661)라는 회사입니다. 이는 일본 증시에서 시가총액 15번째 정도의 규모입니다.

1960년에 설립한 오리엔탈랜드는 도쿄디즈니랜드와 도쿄디즈니씨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1964년 일본 치바현 우라야스시 바닷가 근처에 매립공사를 시작해 1975년에 공사를 마치고, 1983년 도쿄디즈니랜드를 오픈했고 2001년에는 도쿄디즈니씨를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업부는 테마파크사업, 호텔사업, 기타사업으로 나뉘는데 모두 디즈니랜드 관련 사업입니다. 매출의 약 80% 수준을 차지하는 테마파크사업부는 도쿄디즈니랜드와 도쿄디즈니씨 테마 파크를 운영합니다. 매출의 약 17% 수준을 차지하는 호텔 사업은 리조트 안팎의 디즈니 호텔을 운영하고 있으며, 기타사업은 테마파크 내 모노레일과 커피숍 등의 상점 운영 매출입니다.

오리엔탈랜드의 공시를 살펴 보면, 디즈니랜드, 디즈니씨 호텔 등 주요 시설들의 계약은 디즈니사(社)와 2051년 9월까지입니다. 각 당사자는 5년씩 5회에 걸쳐 연장가능 하다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2076년까지 연장가능 하며 지금 시점에서 보았을 때 그 이후의 연장 역시 무리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연간 매출의 약 7~10%의 수준에서 디즈니사에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으며, 지분관계는 없습니다.
도쿄 디즈니랜드 주가가 역사적 '고점'인 이유[지민홍의 일본주식 가이드]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을 영위하던 회사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실적이 급감했습니다. 2021년 3월 결산기준 매출은 약 1조7000억원, 영업적자 약 4800억원을 기록했는데 2018년 매출액과 비교해 본다면 66% 수준의 매출이 사라진 것입니다. 하지만 주가는 역사적 신고가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일까요. 수많은 변수들이 뒤섞여 시장참여자들의 거래결과로 나타난 것이 주가이기 때문에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정확하게 일일이 파악할 수 없지만, 나름의 이유를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첫째, 도쿄디즈니랜드·디즈니씨의 안정적인 캐쉬플로우와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이익률, 큰 폭은 아니지만 꾸준한 성장으로 항상 높은 기업가치를 받는 비싼 주식이었습니다. 최근 3년간 주가수익비율(PER)저점은 약 52배, 평균 PER은 약 170배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둘째, 도쿄 디즈니랜드의 재방문율과 신규 투자입니다. 도쿄디즈니랜드의 재방문율은 약 97% 수준이며 방문객 수의 증가는 디즈니리조트 내 신규 호텔의 증설이나 새로운 컨셉의 테마 및 어트랙션의 등장 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오리엔탈랜드는 올해 4월께 약 3300억원을 투자한 595객실의 토이스토리호텔을 오픈할 예정입니다. 내년 약 2조6000억원을 투자한 라푼젤, 피터팬, 겨울왕국을 테마로 한 어트랙션과 레스토랑이 오픈 예정에 있습니다. 회사측은 연간 약 5200억원의 매출 순증 효과가 예상된다고 발표했습니다.

셋째, 코로나19 상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성인 1인당 티켓요금을 인상했고, 방문객 1인당 테마파크 내에서 지출하는 금액이 증가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2020년 한 동안 시설들은 전면 폐장한 날들이 이어졌었고, 디플레이션 심리가 만연해 가격인상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의 결과입니다.
도쿄 디즈니랜드 주가가 역사적 '고점'인 이유[지민홍의 일본주식 가이드]
이 [표]와 같이 1인당 티켓요금은 2018년 7400엔에서 2020년 8200엔까지 올라간 상황이고, 2022년에 최대 9400엔 수준에 달할 예정입니다. 1인당 매출액 역시 2018년 1만1614엔에서 2020년 1만3642까지 2022년 1만4877엔 올라온 상태인데, 이는 티켓 뿐만 아니라 굿즈상품과 식음료 관련 인상도 동시에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결국, 악조건 속에서도 가격인상에 성공했고 향후 재개될 일상과 외국인 인바운드 성장 기대감 등으로 주가가 먼저 반등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오리엔탈랜드의 최대주주는 지분의 약 20%를 보유한 경성전철(9009)이란 회사인데 오리엔탈랜드의 지분가치만 현재기준 약 14조원에 육박함에도 불구하고, 시가총액은 5조500억원 수준입니다. 본업의 성장이 요원한 상태에서 보유한 지분가치만으로는 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그 지분가치가 있기 때문에 지금의 시가총액을 유지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반면, 오리엔탈랜드는 분명 시장에서 높은 기업가치를 받고 있습니다. 오리엔탈랜드라는 회사를 바라보며 '터무니없이 비싸다, 싸다'하는 가격자체의 논쟁이 아니라 투자자 입장에서 회사와 주가를 보는 나름의 관점을 세우고, 본인의 투자철학을 지키며 투자에 나선다면 분명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지민홍 신한금융투자 한남동PWM센터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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