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숙박업소서 여성 살해 추정되나 피의자 극단적 선택
검찰 "범행 동기 등 사건 실체 파악…결과는 공개 불가"
'여성 살인·유기 사건' 일단락…검찰, 109일 만에 종결
검찰이 '30대 여성 살인·유기 사건'의 60대 피의자가 사망한 이후에도 수사를 이어오다가 결국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했다.

피의자가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교도소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지 109일 만이다.

전주지검은 지난달 30일 A(사망 당시 69)씨의 살인 및 시신 유기 혐의에 대해 공소권 없음 처분했다고 3일 밝혔다.

공소권 없음은 불기소 처분의 일종으로, 주로 범죄 혐의자가 사망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때에 내려진다.

검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사망한 이후에도 범행 동기, 수법, 경위 등에 대한 수사를 해왔다"면서도 수사 결과를 공표하지는 않았다.

A씨는 30대 여성 살인·유기 사건의 유력 피의자였다.

그는 지난해 8월 15일 오후 8∼9시 전남 무안군 한 숙박업소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B(39)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었다.

실종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B씨가 살해됐을 것으로 추정, B씨와 마지막으로 함께 있었던 A씨를 8월 24일 긴급 체포했다.

사건 발생 당일 A씨와 B씨가 함께 숙박업소로 들어가는 모습, 그로부터 2시간 뒤 A씨가 숙박업소를 나와 시신이 들어갈 만한 크기의 침낭을 차 뒷좌석에 밀어 넣는 모습 등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하지만 그는 "나는 살인을 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결국 B씨는 9월 1일 전남 해남군 영암호 해암교 상류 3∼4㎞ 지점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금전 관계에 의한 살인'으로 추정된다는 수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B씨가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 투자금 2억2천만원의 일부를 A씨에게 건넸고 이로 인해 다툼이 벌어져 살인 사건으로 비화했다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도 A씨는 조사를 거부하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이었다.

'여성 살인·유기 사건' 일단락…검찰, 109일 만에 종결
수사는 살인 사건의 증거인 시신이 발견된 후 급물살을 탈 것으로 관측됐으나 사건은 예상 밖으로 흘렀다.

A씨는 9월 13일 교도소에서 '억울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사건을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검찰은 A씨가 사망한 이후에도 이례적으로 장기간 수사를 계속했다.

A씨가 혐의 일체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범행 동기, 수법 등 사건의 실체를 더 들여다봐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검찰은 "그동안 사건을 더 깊게 파악했다"면서도 수사 결과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사망한 피의자의 범행 동기, 경위, 시신 유기 과정 등 사건의 전반을 들여다봤다"면서도 "사건이 공소권 없음으로 끝났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에 의해 불기소 사건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109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사건을 그냥 가지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피의자와 피해자 유족, 양쪽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문제여서 결과를 말할 수 없음을 양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