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승부사' 방준혁의 NFT 도전…"돈버는 게임으로 판 뒤집겠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사진)은 2010년대 초반 적자에 허덕이던 회사에 일대 혁신을 가져왔다. 모바일 게임에 ‘올인’한다는 게 당시의 결단. 모바일 사업부를 새로 띄우는 등 빠른 체질 개선에 나섰다. 그 결과 넷마블은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국내 3대 게임회사(넷마블, 넥슨, 엔씨소프트)로 발돋움했다. 방 의장이 게임업계에서 ‘승부사’로 불리는 이유다.

방 의장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10여 년 만에 뽑아든 새 ‘건곤일척’ 카드는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 확보다. 아이텀게임즈 인수 추진은 그 길로 들어서는 첫 번째 디딤돌이다. 앞서 방 의장은 지난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블록체인과 NFT(대체불가능토큰)를 게임에 연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인수는 넷마블이 새로운 ‘판’의 흐름을 뒤집을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이란 평가다.

○넷마블의 P2E 게임 ‘큰 그림’

게임업계는 NFT 게임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대형 게임사를 중심으로 P2E(Play to Earn) 게임 생태계 확장을 위한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일종의 ‘동맹’ 확보 경쟁이다.
[단독] '승부사' 방준혁의 NFT 도전…"돈버는 게임으로 판 뒤집겠다"
한 게임이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에 합류하면 게임 이용자들은 게임에서 얻은 NFT 아이템을 플랫폼 내 NFT 거래소에서 플랫폼의 기축통화로 거래할 수 있다.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업체는 더 많은 게임을 플랫폼에 유치할수록 기축통화의 값어치가 올라가는 것은 물론 거래 수수료를 받는 등 큰 수익을 챙길 수 있다. 넷마블이 자체 P2E 생태계를 꾸리려는 이유다. 이미 형성된 P2E 생태계에 편입되는 것보다 자체 브랜드를 이용해 더 큰 이익을 취하겠다는 계획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넷마블은 과거 PC게임 시대에서 모바일 게임 시대로 전환될 때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해 강자로 등극했다”며 “지금도 P2E 게임이라는 새로운 화두가 던져지면서 미래 10년을 내다보고 적극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이텀게임즈 플랫폼을 선택한 것은 글로벌 이용자를 끌어모으는 데 유리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아이텀게임즈의 기축통화 아이텀은 글로벌 시가총액 3위의 ‘바이낸스코인’과 교환이 가능해 글로벌 이용자의 접근이 한층 수월하다.

○“내가 게임 체인저” 시장 선점 치열

넷마블이 자체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을 만들기보다 인수를 선택한 것은 P2E 생태계 확장 경쟁이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어서다. 현재 생태계를 가장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 곳은 위메이드다.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에 내년 말까지 100개 게임을 서비스하는 것을 목표로 공격적인 업무협약(MOU)을 진행하고 있다. 컴투스홀딩스는 테라폼스와 기술제휴하면서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하이브를 개발했다. 엔씨소프트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았지만 가상화폐 발행을 검토하고 내년 NFT 게임 출시를 예고하는 등 자체 P2E 생태계를 꾸릴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작되는 초기 단계”라며 “크래프톤 등 아직 P2E 게임에 대한 계획을 발표하지 않은 게임사들도 조만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넷마블은 “현재 인수는 확정된 사항이 아니다”며 “개발자회사에서 블록체인과 NFT 등 관련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기업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