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과거 탈당 인사의 일괄 복당을 약속하면서 추진된 '대사면' 명단에 과거 성추행 미투 논란에 휘말린 인사까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30일 탈당 인사 12명의 입당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민주당에 재입당한 인사 명단에는 천정배 유성엽 최경환 김유정 정호준 김광수 김종회 이용주 우제항 선병렬 김세웅 전 의원 등 호남계 비문(비문재인) 인사 11명과 민병두 보험연수원장이 포함됐다.

민 원장은 지난 2018년 그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논란에 휘말렸다. 당시 사건을 보도한 뉴스타파에 따르면 민 원장은 2008년 노래주점에 동행한 여성 A씨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 의원은 당시 "신체접촉이 있었을 수도 있지만 요즘 말하는 '미투' 성격의 것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민 원장은 21대 총선을 앞두고 컷오프(공천 배제)됐다. 당시 미투 사건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후 민 원장의 지역구였던 서울 동대문을에는 장경태 민주당 의원이 전략공천됐다.

민 원장은 미투 논란에도 지난 2020년 12월 보험연수원장에 임명됐다.

이 후보가 공언한 여권 대사면은 당초 호남계 전직 의원의 복당을 위해 추진됐다. 이날 재입당한 인사 대부분 과거 2016년 분당사태 당시 민주당을 떠났거나 안철수 대표와 호남계 의원들이 주축이 돼 창당했던 국민의당·민생당 출신 19·20대 국회의원들이다. 이에 따라 이들과 입장이 다른 민 원장이 대사면 명단에 포함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 후보는 지난 10월 언론 인터뷰에서 "국민 통합을 이야기하면서 당내 분열을 방치하는 것은 안 된다"며 "거기(통합)에 걸림돌이 될 수 있으니 대사면을 하자"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