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직자의 민간 부문에 대한 청탁도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따라 규제하기로 했다. 공직자가 민간 기업에 인사를 청탁하거나 특정 개인·법인에 대한 출연을 요구하는 경우 등도 제재하도록 내년에 법을 개정한다는 방침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9일 공개한 ‘2022년 업무계획’에서 민간 부문의 공정성 보장을 위해 이 같은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부정청탁금지법은 공직자에 대한 부정청탁을 금지하고 있으나, 공직자가 개인이나 민간 법인 등에 부정청탁을 하는 경우는 규제하지 않고 있다. 이항노 권익위 청탁금지제도 과장은 “공직자의 부정청탁에 대한 규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으나 입법 공백이 있어 내년 청탁금지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익위에 따르면 공직자의 부정청탁과 관련해서는 현재 형법상 직권남용, 업무방해, 강요 등 혐의를 적용해 처벌하고 있다. 그러나 형법을 적용하려면 직권행사의 목적과 필요성 등을 따져보거나 위력, 협박 등 요건이 갖춰져야 해 규제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권익위의 판단이다.

권익위는 박영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8월 대표발의한 청탁금지법 개정안을 중심으로 법 개정을 논의하기로 했다. 해당 법안은 △특정 개인·법인에 대한 투자·출연·기부 △채용·승진·전보 등 인사업무 △입찰·경매·연구개발 등 업무상 비밀 누설 △계약 당사자 선정 및 계약 체결 등과 관련해 공직자가 개입하거나 영향을 미치는 행위에 대해 형사처벌(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예외적으로 특정 행위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거나 선출직 공직자가 공익적인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 민원을 전달하는 등의 경우는 처벌 대상에서 제외토록 했다.

다만 권익위와 법무부는 공직자의 부정청탁을 형사처벌로 제재하는 것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전문위원실도 지난해 11월 법안 검토보고서에서 “현행법에 따르면 공직자의 공직자에 대한 부정청탁 행위 및 민간의 공직자에 대한 부정청탁 행위는 단지 과태료 부과 대상”이라며 “형사처벌은 과도한 제재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