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2월 28일 오후 3시18분

햄버거 프랜차이즈인 버거킹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다. 한국 버거킹과 일본 버거킹 지분을 함께 묶어 파는 것으로, 매각 가격은 6000억~7000억원 안팎으로 전망된다.

'햄버거집 3위' 버거킹, 매물로 나온다 [마켓인사이트]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PEF)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는 버거킹 지분을 팔기 위해 최근 골드만삭스를 매각 자문사로 선정했다. 다음달 잠재 인수 후보에 투자설명서(티저레터)를 배포한 뒤 공개 경쟁 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매각 대상은 어피너티가 보유한 한국 버거킹(법인명 비케이알)과 일본 버거킹 법인 지분 100%다. 어피너티는 앞서 2016년 국내 PEF인 VIG파트너스가 보유 중이던 한국 버거킹 지분 100%를 2100억원에 인수했다. 1년 후엔 글로벌 버거킹 브랜드를 소유한 캐나다 레스토랑브랜즈인터내셔널(RBI) 등으로부터 일본 버거킹 운영권을 사들였다.

어피너티는 버거킹 인수 후 외형 확장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도 전년 대비 14% 증가한 571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붉은대게와퍼, 기네스와퍼, 통모짜와퍼 등 신메뉴가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롯데리아 매출이 19%, KFC가 6%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선전한 셈이다. 국내 매장 수도 지난 1분기 411개로, 맥도날드(404개)를 제치고 롯데리아, 맘스터치에 이어 3위에 올라섰다.

다만 수익성이 둔화된 점이 매각에 걸림돌로 꼽힌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81억원으로, 전년 대비 55% 급감했다. 어피너티 인수 이후 2019년 한 해를 제외하고는 인수 직전 수준(120억원)의 영업이익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맥도날드·맘스터치 등 프랜차이즈 업체 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쿠폰 발행 등 저가 경쟁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어피너티 측은 일본 버거킹을 함께 매물로 내놓은 점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버거킹은 한국보다 매장 수는 적지만 어피너티가 새로 도입한 무인판매대 덕분에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법인을 함께 인수하면 식재료 공동 구매 등을 통해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도 어필하고 있다.

어피너티는 2014년 4조8000억원 규모 아시아 4호 펀드를 통해 버거킹을 인수했다. 인수 대금 2100억원 중 800여억원을 차입해 마련했다.

박시은/차준호 기자 seek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