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빈층, 자유 뭔지 몰라" "앱 깔면 실시간 채용정보" 말실수
현정부·여권 '괴물' 지칭…이세종 열사 참배 못하고 돌아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2일 선거대책위원회 내홍 부담을 안고 1박 2일 호남 표심 공략에 나섰지만, 극빈층 무시와 현실과 동떨어진 앱 개발 발언 등으로 홍역을 치렀다.

선대위 차원에서 공들여온 호남 표밭갈이 노력도 선대위 집안싸움과 윤 후보의 잇따른 실언 논란에 묻혀 맥이 빠진 모양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만나 전날의 '이준석 선대위 사퇴' 사태 수습에 나섰다.

이후 곧바로 1박 2일 호남 일정의 첫번째 행선지인 전북 완주로 향했다.

후보 선출 이후 지난달 10∼11일 전남 광주와 목포를 찾은 지 한 달여 만에 두 번째 호남 방문이다.

윤 후보는 완주에서 수소특화 국가산업단지를 방문한 데 이어, 전주로 옮겨가 이세종 열사를 추모하고 전북대 대학생 타운홀미팅에 참석했다.

이후에도 전북 선대위 출범식, 지역기자 간담회, 새만금 신시전망대 방문, 1985년 미국 문화원 점거 사건을 주도한 '386 운동권' 함운경 씨 면담과 만찬 등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뒤숭숭 당 뒤로하고 호남 찾은 윤석열…"전북홀대론 없다"
그러나 전북대 타운홀미팅에서 n번방 방지법과 차별금지법에 대한 생각을 밝히는 과정에서 '자유'에 대한 평소 생각을 전한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극빈한 생활을 하고 배운 것이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도 모를 뿐 아니라 필요성 자체를 느끼지 못한다", "자유의 본질은 일정 수준의 교육과 기본적인 경제 역량이 있어야만 존재한다"는 등의 발언이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선 극빈층 등 사회취약계층을 무시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자유의 가치를 느끼는 정도를 사회·경제적 여건과 연동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점에서다.

논란을 의식한 듯 윤 후보는 이어진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그분들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분들을 도와드려야 한다고 얘기한 것"이라며 "사는 데 끼니 걱정을 해야 하고, 사는 게 힘들면 그런 거(자유)를 느낄 수 없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 후보는 또 타운홀미팅에서 "(기술이) 조금 더 발전해 학생들이 휴대폰에 앱을 깔면, 어느 기업이 어떤 종류의 사람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실시간 정보로 얻을 수 있는 때가 올 것이다.

여기 1∼2학년 계신다면 졸업하기 전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놓고도 윤 후보가 현실을 모르고 한 말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다.

이미 잡코리아, 워크넷, 사람인 등 주요 채용 플랫폼에서 상용 중인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뒤숭숭 당 뒤로하고 호남 찾은 윤석열…"전북홀대론 없다"
이세종 열사 추모비를 방문했을 땐 518 관련 단체의 항의에 부딪혀 추모비 참배는 하지 못한 채 표지석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윤 후보는 전북 선대위 출범식에선 현 정권을 '괴물 정권', 민주당을 '괴물정당'이라고 칭하면서 "여러분들 입에서 '전북 홀대론'이니 이런 얘기가 나오지 않게 바꾸겠다.

믿어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윤 후보는 "국민의힘도 철학과 진영을 대폭 넓혀 과거에는 도저히 지지할 수 없던 정당에서 여러분께 친구가 되는 정당으로 변모시키고, 이 과정이 대통령 선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