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사제 출신인 80대 미국 남성이 동티모르에서 아동 성학대 혐의 등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1일 AP·AFP통신은 이날 동티모르 법원이 아동 성학대, 아동 포르노, 가정폭력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 가톨릭 사제 리처드 대시바크(84)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하고, 피해자에 대한 배상도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재판부는 여러 혐의를 적용해 징역 37년형을 제시했지만 주심 판사가 대시바크의 나이를 고려해 12년형으로 감형했다.

피해자 변호인 측은 판결이 관대하다며 대시바크가 최대 3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도록 항소한다는 방침이다. 대시바크 측도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피츠버크에서 자란 대시바크는 1964년 사제로 서품됐고, 이후 동티모르에서 선교활동을 시작했다. 1990년대에는 고아와 저소득층 아동 등을 돌보는 시설도 건립했다.

하지만 해당 아동시설에서 성장한 여성 15명 이상이 아동 성학대 혐의로 그를 고소하면서 '민낯'이 드러났다.

한 피해자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시바크가 자신의 침실 문에 소녀들의 목록을 붙여놓고 매일 밤 이들 중 한 명을 불렀다"고 말했다.

대시바크는 지목한 소녀와 잠자리를 함께 했고, 강간부터 구강성교까지 여러 형태의 성학대도 이뤄졌다고 피해자들은 증언했다.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지자 그는 2018년 성직을 박탈당했다.

한편, 대시바크는 동티모르 재판과는 별도로 미국 연방대배심으로부터 지난 8월 기소됐다. 그는 보호시설 내 불법 성행위 7건과 연관됐다는 혐의로 기소 됐으며,유죄가 선고되면 각 범죄 행위에 대해 최대 30년형이 선고될 수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