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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집권 시 기획재정부에서 예산·기획 기능을 분리해 대통령 직속 ‘기획예산처’를 새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적극적인 확장재정에 비토를 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획재정부의 힘을 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야당은 즉각 "예산을 마음대로 주무르겠다는 뜻"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19일 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이 후보는 기재부에서 예산 기능과 함께 기획 기능까지 떼서 청와대 직할에 가칭으로 기획예산처를 설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 후보는 그동안 예산 문제를 두고 기재부와 충돌해왔다.

전국민 재난지원금 등을 반대한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향해 “따뜻한 안방에서 지내다 보면 북풍 한설이 부는 들판을 알지 못한다”, “만행에 가까운 예산을 편성했다” 등 날선 비판을 이어왔다. 이렇다 보니 이번 개편 계획안은 대통령 당선후 예산 '게이트 키퍼'인 기재부의 힘을 빼고 예산권을 청와대가 가져오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김성범 국민의힘 선대위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집권여당의 대선 후보가 현 정부 내의 이견에 대해 토론하고 설득할 생각은 갖지 않고 아예 예산 기능을 떼서 대통령 직속으로 두겠다는 발상을 한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 소양마저 의심케 하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직접 예산 편성과 집행을 관리해서 주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인데 수시로 말을 바꾸고 뒤집는 이 후보의 어느 말에 예산처 공무원들이 장단을 맞춰야 할까"라며 "아침에 만든 예산이 저녁에 사라지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어느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