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프레임워크' 논의 주목…중국 견제 구체 발언 내놓나

한국과 미국 외교당국이 17일 오전 서울에서 고위급 경제협의회(SED)를 개최한다.

한국 측에서는 최종문 외교부 2차관이, 미국 측은 호세 페르난데스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환경 담당 차관이 수석대표로 참석한다.

주요 의제는 ▲ 공급망 ▲ 과학기술 및 인적 역량 강화 ▲ 인프라 ▲ 백신·보건 ▲ 기후변화·에너지 ▲ 개발 등이다.

이번 회의 최대 관심사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추진 중인 '인도·태평양(인태) 경제 프레임워크'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한국의 동참을 촉구할지다.

인태 경제 프레임워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월 동아시아 정상회의에서 제시한 개념으로, 공급망 회복과 인프라, 디지털 경제, 탈탄소 등을 아우르는 큰 틀 역할을 할 전망이다.

페르난데스 차관은 전날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과의 면담에서도 인태 경제 프레임워크에 대해 의견을 나눴으며, 직전에 방문한 일본에서도 같은 주제를 다룬 바 있다.

한미, 오늘 고위급 경제협의회…美주도 공급망 재편 등 논의
미국이 최근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공급망 재편과 인프라 투자 협력을 논의하는데도 상당 부분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보인다.

공급망 재편은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 온 중국을 배제해 교란 가능성이 적은 공급망을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한국과 일본, 대만 등 주요국의 동참이 필요한 상황이다.

인프라 투자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을 비롯한 개발도상국을 겨냥한 것으로, 중국이 그간 '일대일로'로 개발도상국에 투자하면서 영향력을 넓혀온 것을 견제하는 시도로 풀이된다.

페르난데스 차관이 보다 직접적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한국의 동참을 촉구할지도 관심사다.

그는 15일 일본 지지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세계 경제의 규칙을 준수하지 않고 폭주하는 경우 온갖 수단을 쓰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한미, 오늘 고위급 경제협의회…美주도 공급망 재편 등 논의
SED는 작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화상으로 진행했지만, 올해는 대면으로 진행됐다.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확산에도 페르난데스 차관이 방한했다는 점은 그만큼 미국이 한국·일본 등 동맹국을 중심으로 한 공급망 재편에 공을 들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외교 소식통은 "공급망은 미국이 지금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제 중 하나"라며 "인도·태평양 지역과 핵심 동맹인 한국, 일본이 중요 우선순위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양 차관은 SED를 계기로 '제2차 여성 경제적 역량 강화에 관한 행동계획'을 채택할 예정이다.

SED를 마무리한 뒤에는 업무 오찬을 진행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