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재무컨설팅 한번 맡겨볼까요? 한국인 "잠깐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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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AI 대국민 인식' 첫 설문 조사
계좌확인·돌봄 보조 등 지원 역할 원해
자산 관리·의료 진단에는 신뢰 아직 미지근
미국인보단 AI 의미 광범위하게 해석
서울대 'AI 대국민 인식' 첫 설문 조사
계좌확인·돌봄 보조 등 지원 역할 원해
자산 관리·의료 진단에는 신뢰 아직 미지근
미국인보단 AI 의미 광범위하게 해석

◆한국인에게 AI는 "친구보단 도구"
서울대 AI 연구원 김홍수 교수(건강·돌봄 AI 연구센터 센터장) 연구팀은 최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AI 대국민 인식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조사는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 에이지연구소가 지난 7월 자국민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를 차용했습니다. 김 교수 연구팀은 해당 자료를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문화 간 도구 개발 방법론’을 근거로 번역해 무작위 설문을 진행했습니다. 김 교수 연구팀은 "국내 학계에서 AI 관련 대국민 조사를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습니다.
사회 활동 영역에선 ‘AI를 친구로 활용할 수 있는가’는 응답에 ‘전혀 원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중이 약 20%에 달했습니다. 반면 뉴스나 정보 신뢰성을 판단하거나, 관심 있는 콘텐츠를 추천해 주는 실용적 도구로 AI를 원한다는 응답이 ‘어느 정도 원함’과 ‘매우 원함’ 비중을 합쳐 50% 전후를 기록했습니다. 보건 영역에선 건강 모니터링이나 돌봄 보조 역할에 관한 AI 선호도에서 ‘어느 정도 원함’과 ‘매우 원함’의 합산 비중이 약 60%에 달했습니다. 다만 진단이나 치료 계획에선 활용을 원한다는 응답이 ‘어느 정도 원함’과 ‘매우 원함’을 합쳐 40%대를 기록했습니다. 지역사회와 직장 영역에선 각각 ‘거주 위치 결정에 AI의 도움을 원하는가’와 ‘채용에 AI를 활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변에 ‘매우 원한다’는 비중이 10% 미만 수치를 보였습니다.
◆소득·교육 수준 별로 AI 이해도 '격차'
김 교수 연구팀이 주목한 또 다른 결과는 미국과의 차이였습니다. 앞서 조사가 진행된 ‘미국인이 생각하는 AI 정의’에는 ‘컴퓨터’ ‘기계’ ‘기술’ ‘프로그램’ 등 단어가 집중적으로 언급됐다는 설명입니다. 반면 한국은 인간을 대체(12.3%), 지적 능력을 인공적으로 구현(7.9%), 편리함(8.4%), 알파고·시리·지니·빅스비(5.7%) 등 응답이 상위권에 위치했습니다. 미국인들은 AI의 의미를 컴퓨터 전문 기술의 일종으로 수용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한국인들은 광범위한 실용 기술과 서비스(제품)로 AI를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월소득 수준에 따른 AI 이해도는 200만원 미만이 2.25에 미치지 못해 가장 낮았으며, 800만원 이상 구간은 2.5를 넘어섰습니다. 교육수준별로는 대학원 졸업자들이 2.75에 육박해 가장 높았습니다. 성별에 따른 인식차도 존재했습니다. 남성과 여성을 구분해 'AI에 대한 정의'를 물었더니, 남성은 '기계학습(8.8%)' '빅데이터 이용(4.1%)' 등 기술 용어를 언급한 반면 여성은 '편리함(9%)' '로봇(7.5%)' '모름(6.1%)' 등 다양한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김 교수 연구팀은 "한국 사회가 지닌 다양한 인식 차이를 AI 정책 수립 단계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시은 IT과학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