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 위기에 몰렸던 ‘달러 보험’에 대해 금융당국이 판매를 계속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재테크족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달러 보험은 보험료 납부와 지급이 달러로 이뤄지는 보장성 상품으로, ‘환테크’를 노리는 자산가 등에게 인기를 끌어왔다. 단 보험금을 받는 시점의 환율에 따라 보험금 액수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달러 보험은 일반적인 원화 보장성 보험과 상품 구조는 기본적으로 같다. 다만 보험료를 달러로 내고, 보험금을 받을 때도 달러로 받는다. 보험금을 수령할 때 달러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 원화 기준 수령액이 늘어나는 게 장점이다. 현재 10개 보험사에서 21종의 달러·위안화보험이 판매되고 있다. 메트라이프생명, 푸르덴셜생명 등의 판매 비중이 높은 편이다.

보험 기능과 함께 환차익을 누리기 원하는 소비자가 대거 유입되면서 최근 가입이 크게 늘고 있다. 달러 보험을 포함한 외화 보험 계약자 수는 2017년 1만4475명에서 지난해 16만5746명으로 급증했다. 판매액도 급증했다. 2017년 3230억원이었던 외화 보험 수입보험료는 작년 9690억원으로 늘었다.

문제는 달러 가치가 급락하면 수령할 시점에 받는 보험금이 크게 줄어든다는 점이다. 당초 금융당국도 환율 변동에 따라 피해가 커질 수 있는 점을 우려해 판매 제한을 검토했으나 최근에는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금 지급 시점이 정해져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환율 변동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보험료를 내는 기간에 원·달러 환율이 오른다면 보험료 납부 부담도 함께 늘어난다.

해외 금리의 움직임도 유의해야 한다. 금리가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만기 보험금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금리연동형 상품은 투자하는 해외 채권의 수익률을 반영하기 때문에 적립 이율이 주기적으로 달라진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달러 보험은 대부분 보험 기간이 5년 이상의 장기 상품이 많다”며 “예기치 않은 금융 위기 등으로 환율이 크게 변동하게 되면 만기 보험금도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